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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대형화에 대응… 군함.특수선 등으로 불황 돌파한다
수빅은 상선, 영도는 방산 조선업 불황 투트랙 전략 특수선 물량은 아직 많아
수빅은 상선, 영도는 방산 조선업 불황 투트랙 전략 특수선 물량은 아직 많아

【 부산=안태호 기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본관건물 옥상에 올랐다. 26만4462㎡(8만평)의 영도조선소 야드가 한 눈에 들어왔다. 독(dock)과 안벽 곳곳에 완성 직전의 배들이 바다에 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일반 상선 보다 크기는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회색 옷을 입은 군함들이 눈에 더 많이 띠었다.
군함, 특수선 등 방산 특화 조선소로 거듭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지난 8일 방문했다.
때문에 한진중공업은 2009년 4월 필리핀 수빅만에 수빅조선소를 완공해, 상선은 수빅조선소, 방산은 영도조선소에서 건조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조선업 불황을 견뎌내고 있다. 영도조선소는 올해 10월, 11월 두 달에만 차기고속정 3척과 500t급 해경 경비함 5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건물에서 내려와 야드로 나가니 올해 초 방문했을 때에 비해 야드가 비교적 한산했다. 지난 2월에는 육중한 블록들이 도로까지 나와 야드를 빽빽이 채우고 있었고 지게차들이 분주히 오가며 자재를 나르고 있었다.
영도조선소 관계자는 "올해 초 야드에 쌓여있던 블록들이 조립돼 지금 도크와 안벽에서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는 선박이 된 것"이라며 "영도조선소는 규모와 인원이 적다보니 인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 멀티 플레이어 이기도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블록을 만들던 인원들이 지금은 건조 마무리 단계에 투입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도조선소는 730명의 생산직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선박들 사이를 지나 야드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날렵한 모습의 군함 한척이 크레인에 매달려 있었다. 완성된 선박을 바다 위에 띄우는 '진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진수작업을 준비하던 생산지원팀 운영파트 손태열 기장은 "상선 물량이 적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특수선 물량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걱정 없다"며 "(금융쪽에서) 보증문제만 잘 해결되면 될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상선 수주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영도조선소도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만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 가격이 워낙 낮아 대다수 상선 물량이 수빅으로 간다. 한진중공업이 상선은 수빅, 방산은 영도에서 건조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게 된 이유다.
수빅조선소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적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영도조선소에서 수십 년간 생산기술을 연마한 인원들이 수빅으로 이동해 기술을 전수하기도 하고 필리핀 직원들이 영도에서 기술을 전수받기도 한다. 지난 8월에는 회사와 노동조합이 직접 수빅조선소를 방문해 수빅근무 환경을 점검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영도조선소 관계자는 "영도조선소는 각종 특수선을 최초로 건조한 만큼 우수한 기술력일 보유하고 있다"며 "투 트랙 전략을 통해 불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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