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남편·아내 단어 쓰지 말자".. 세계 각국 '성 중립성' 움직임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6 16:23

수정 2016.12.16 16:2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주 2대 도시 멜버른을 포함하는 빅토리아 주정부가 산하 모든 공무원에게 '남편(husband)'과 '아내(wife)'라는 단어 대신 남녀를 통칭하는 대명사들인 '지(zie)'나 '히어(hir)'를 쓰도록 하는 공식 지침을 내렸다.

16일(현지시간) 이갈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이번 지침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내왔다.

빅토리아주 평등부 장관인 마틴 폴리는 특히 성 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이번 지침은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성전환자에 대한 혐오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성 소수자 지원 단체 등은 이번 지침을 환영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번 지침이 성에 대한 사회적 관념과 관련해 논란이 되는 소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려 한다는 반발도 거세다.

싱크탱크 독립연구센터(CIS)의 제러미 사무트 선임연구원은 이번 지침을 "권위주의적인 프로젝트"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것에 기대지 않고 타인을 존중해 대우한다거나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성 중립성을 나타내는 단어를 쓰자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에서 퍼지고 있다.

영국 명문대인 옥스퍼드대 학생회는 최근 'she'와 'he' 대신 성 중립적인 대명사 '지(ze)'를 쓰자는 안내문을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또 영국 학교들에는 '소년(boys)'이나 '소녀(girls)'처럼 성을 단지 두 개로 나누는 단어를 쓰지 말도록 조언하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용 지침서가 전달되기도 했다. 지침서는 정부 지원을 받아 초·중·고등학교에서 '성 다양성'을 가르치는 단체에 의해 제작됐다.


미국 하버드대학 인문학부 교수진 역시 지난해 9월 새 학년부터는 등록 때 '지(ze)'나 '히어'같은 성 중립적인 인칭대명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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