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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통한 구조견 활용,입양 활성화로 '살처분 제로' 이뤘죠"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9 17:38

수정 2016.12.20 09:54

日'유기동물 살처분 제로' 이끄는 오니시 피스윈즈재팬 대표 인터뷰
살처분 직전 훈련한 유메노스케라는 보호견이 히로시마 산사태서 조난자 발견
일본서 반향 일으키며 인식 바꿔
피스윈즈재팬 프로젝트 전 히로시마현에서만 개.고양이 8300마리 죽었지만 3년만에 '제로'로 만들어
입양 활성화 위해 도심에 양도센터 설립중, 동물 키울 사람도 강습 필요
국내 동물 반려가구가 1000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관련 산업도 고속성장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늘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기다. 반려동물을 키울 준비나 여건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덥석 입양했다가 시간적,경제적 부담 때문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연간 50만마리를 육박하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유기된 반려동물 중 대부분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살처분되거나 길거리에서 교통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 동물 유기와 유기동물 처분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동물반려 선진국인 일본은 동물보호단체와 손잡고 오는 2020년까지 '유기동물 살처분 제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파이낸셜뉴스는 그 일선에서 최고 책임을 맡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의 오니시 겐스케 피스윈즈재팬 대표(사진)를 지난주에 만나 유기동물 관리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피스윈즈는 유기견을 구조견으로 키우는 '피스윈즈재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교육 통한 구조견 활용,입양 활성화로 '살처분 제로' 이뤘죠"


―피스윈즈재팬의 유기견 보호 및 관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피스윈즈재팬은 해외에서 인도적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로 히로시마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재난구조 활동도 그 하나다. 일반적으로 구조견을 정할 때 전문 브리더로부터 자질을 인정받은 개를 선택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유기동물의 살처분이 문제라는 점에 주목하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이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현재 히로시마현에서는 유기된 개와 고양이의 살처분이 한 마리도 없는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피스윈즈재팬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적지않은 자금이 필요할텐데.

▲초기자금으로만 12억원이 들었다. 이외에 추가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갈지와 기부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에 대해 내부적인 비판이 거셌다. 그러나 고향세 제도가 도입되고 비영리단체(NPO)로부터 피스윈즈재팬이 지원대상이 되면서 지원금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더불어 살처분 직전 훈련한 '유메노스케' 라는 보호견이 히로시마 산사태 발생 당시 최초로 현장에 도착해 조난자를 발견하면서 일본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됐다.1년간 고향세 70억원과 일반 기부를 포함해 총 100억원의 기부를 받았다.

―현재까지의 성과는.

▲피스윈즈재팬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히로시마현에서만 살처분된 개와 고양이가 각각 2300마리, 6000마리였다. 2013년 초 살처분 제로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약 3년만에 제로로 만들었다. 올해 4월부터 히로시마현 내 살처분 대상 보호견을, 8월1일부터는 고양이를 모두 수용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 일본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소셜이노베이션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으며 일본 정부와 사회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목표는.

▲2020년까지 일본 전역에서 유기동물 살처분 제로를 실현하는 것이다. 히로시마 현의 살처분 대상 보호견들 수가 다른 현 5개를 합친 규모였는데 1000일 동안 제로로 만들었다. 앞으로 1000일동안 일본 전역의 살처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다른 지역의 보호단체에 조성금을 지원하고 있고, 살처분 대상 개들을 양도센터로 보내서 양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펫샵과 브리더 통해 판매되는 개와 고양이는 연간 70만마리다. 이론상으로 10%만 보호견으로 길러준다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한다.

―유기견의 구조견 활용 외에도 입양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일본 도심부에 양도센터를 설립 중이다. 양도는 물론 강좌도 정기적으로 개최해 최종적으로 동물병원을 연계시키려 한다. 보호센터쪽에 학교도 만들고 반려동물 선진국인 독일이나 미국의 교수를 초빙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졸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양도센터에서 채용을 해 전문가로 일하길 바라고 있다.

―한국은 유기 예방을 위해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일본은 어떤가.

▲개는 동물 등록제를 통해 등록을 해야하지만 고양이에 대해서는 등록제가 따로 있지 않다. 일본에서 동물 등록제 칩을 시행했으나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나면 칩이 작동을 멈추거나 칩을 제거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동물이 태어나자마자 사람처럼 지문을 채취하거나 홍채인식을 이용하는 등록제를 시행했으면 한다.
유럽의 경우처럼 동물을 키울 사람을 대상으로 강습도 하고 시험도 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hsk@fnnews.com 홍석근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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