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법 “CD로 제출 검찰 공소장 무효”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콤팩트디스크(CD)로 제출된 검찰 공소장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소 제기(기소)는 종이 문서로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상에 따라 서면인 공소장에 기재된 부분에 한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저작권 이용 허락을 받지 않은 콘텐츠를 회원들이 업로드 및 다운로드하도록 중개하고 요금을 받아 수익을 챙긴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모씨(55)의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저장 매체나 전자적 형태의 문서를 공소장의 일부로서의 서면으로 볼 수 없다"며 "전자적 형태의 문서가 저장된 저장 매체 자체를 서면인 공소장에 첨부해 제출한 경우, 서면인 공소장에 기재된 부분에 한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이 공소 제기에 관해 서면주의와 엄격한 요식행위를 채용한 것은 심판의 대상을 서면에 명확하게 기재해 둠으로써 법원의 심판 대상을 명백하게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면인 공소장의 제출은 공소 제기라는 소송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본질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2010년 6월23일 D사를 세워 M 디스크.T 파일 등 웹하드 사이트 2개를 만들고 2011년 6월16일까지 불법 콘텐츠를 61만 7481차례 유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의 저작권 침해 및 방조 범죄는 동영상 3만 2085건, 기타 저작물 58만 5396건에 이른다. 김씨는 이를 통해 약 7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면서 범죄 건수가 워낙 많아 종이 문서로 출력할 경우 분량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별지 범죄일람표 3개의 목록을 CD로 첨부했다.

1심은 기소 방식에 대한 판단 없이 김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 김씨 측이 "CD 제출은 법이 정한 기소 방식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하며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에 대해 2심 재판부는 "범행 횟수가 61만여건이고, 범행일시.침해한 지적재산권 등도 모두 달라 이를 문서로 출력하면 수만 페이지가 되므로 방어권 보장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CD 제출이 허용된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CD로 제출된 공소장은 효력이 없다"며 김씨의 유무죄 판단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email protected] 조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