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친박계와 결별선언...26년만에 4당 체제 전환
새누리당 비박근혜가 21일 친박계와 결국 갈라서기로 했다. 내년 1월 비박계 보수 신당 창당시 현재의 3당(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체제는 4당 체제로 전환된다. 지난 1990년 5월 3당 합당(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래 26년만에 4당 체제 부활이다.
그간 집권 보수당 역사상 일부 의원들의 탈당은 있었으나 원내교섭단체(의원 20인 이상)를 결성하는 수준의 분당사태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새누리당의 분당과 개헌과 탄핵을 고리로 한 정당·계파간 합종연횡 가능성, 내년 초 귀국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의 대선출마 선언 등으로 대선구도가 급격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5명은 이날 국회에서 탈당 결의를 선언하고, 내년 초 중도 보수성향의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4명을 제외한 김무성·유승민·나경원의원 등 비박계 의원 31명은 그 자리에서 탈당계를 작성했다. 이들의 탈당계 제출 시점은 오는 27일이다. 그때까지 중도성향 및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으로 많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여권 내 찬성표로 추정된 62명, 원내대표 경선 당시 비박계 후보에 표를 던진 55명까지는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5선의 정병국·4선의 주호영 의원이 분당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아 세력 결집과 신당창당 실무작업을 주도하게 된다. 이런 계획이 실현된다면 현재 총 128명인 새누리당은 반쪽짜리 내지는 그야말로 '친박당'으로 남게 되고, 비박계 보수신당은 단숨에 국민의당(38석)을 넘어서서 제3당으로서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앞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동반탈당한 신소장파 김용태 의원도 비박계 보수신당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비박계 대권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개혁, 보수혁명을 통한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국민이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우리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새로 시작하도록 밖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불통정치는 헌법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면서 "이런 사태를 막지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친박계와 차별화 전략으로 '가짜 보수와의 결별', '보수의 정체성 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비박계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친박·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외에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탈당의사를 밝히며 힘을 보탰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내주초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은 내년 1월 8일 반기문 사무총장 귀국을 전후해 최종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6년만의 4당 체제 부활로 대선구도는 당분간 '다자구도'를 형성하며, 정당·후보간 연대를 위한 탐색전과 합종연횡으로 막판까지 혼전양상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선이 가까워질 수록 분화와 분열, 연대와 통합을 거쳐 최종 양자구도로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한편 새누리당 비박계는 친박계가 장악한 당 지도부에 탈당동참 의사를 밝힌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 등에 대해 출당조치를 요청하기로 했다. 비례대표는 탈당시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당으로부터 출당조치를 받게되면 당적을 변경해도 의원직이 유지된다.
앞서 20일(현지시간)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몸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