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여력 있는 정부, 추경 압박 지속되나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 후반대 성장률을 이어오며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성장률이 더 후퇴할 수 있다는 있는 지적 속에 재정여력이 있는 정부가 추경 편성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제성장률이 2.5%에 못 미치는 경우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장률 2.5% 미달시 추경 편성
유일호 부총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 추경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성장률 2.5%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추경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며 "2% 초중반의 성장률이면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께 정부는 4.3%의 경제성장률을 제시했으나 성장률이 2.3%로 곤두박질 치고 있어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그 결과 실제 성장률은 2.9%로 다소 상승했다.
2015년에는 최초 전망치 4.0%에 못 미치는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1조5000억원 추경을 편성했으나 2.6%의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에는 전년 대비 13조8000억원 증액된 400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돼 내년 상반기에만 재정의 68%를 집행하며 경기 부양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추경을 포함해서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데 2017년에는 상황이 더 급박하게 전개된다고 판단한다"며 "최선의 방안을 찾고 경기하방 리스크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 목소리 강화
경제성장률이 최근 3년 연속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 속에 기재위에선 추경을 통해 경기침체를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전년대비 세수가 23조원 이상 확보된 만큼 재정을 활용해 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추경은 적시에 적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수출, 소비, 투자가 모두 무너져도 재정은 그나마 살아있다. 기재위에 3당 정책위의장들이 있으니 추경 편성을 조기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당 엄용수 의원도 "기재부에선 세수가 안정적으로 들어와있는데다 국가 채무를 늘려서라도 15~30조원 규모의 보다 적극적으로 추경 추진을 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 미국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통화량도 풀수 있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재정정책 주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도 정부 재정정책에 대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간접적으로 주문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말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심화됨에 따라 내년도 경기위축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사실상 경기부양 책임을 재정에 넘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전날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만찬간담회를 통해 "제로금리,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로 대변되는 요란한 통화정책의 시대가 가고 이제 재정정책의 시대가 온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대내외 모든 기관들이 한국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재정정책의 여력을 꼽는다"면서 "재정정책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명목성장률이 4% 내외인 상황에서 2%대 성장, 물가상승률 2% 인하를 가정할 때 내년 총지출 증가율(0.5%) 규모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예상하는 총수입증가율에 비해서도 총지출증가율이 낮다고 이 총재는 평가했다.
내년에도 우리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전세계 보호무역 기조 강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 경기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악재들이 산적한 탓이다.
이 총재는 내년도 우리나라 성장률 하향 조정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는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선 "올해 4·4분기 성장치도 중요한 만큼 4·4분기 수치를 더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내년 성장률이 2.8%보다는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장민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