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협치'한 목소리낸 잠룡들, 개헌·예비내각엔 '딴소리'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포스트 탄핵 과제 논의
孫 "호헌주장은 패권주의".. 安·南 "대선 前 개헌 반대".. 호헌파 文 , 개헌언급 안해

여야 대권 잠룡들이 포스트 탄핵정국의 향방이 '협치'에 달렸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여야를 넘어선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협치라는 큰 그림만 같았을 뿐 협치로 향하는 개혁의 길은 제각각이었다. 개헌, 예비내각 구성 등에 대한 의견은 확연히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탄핵 이후 한국 사회의 과제에 대한 저마다의 구상을 설파했다.

총론은 같았다. 구시대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보수와 진보를 떠나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문 전 대표는 "구시대를 대청소하고 국가를 대개조하는 일은 여야를 떠나 함께 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기존의 진보-보수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는 협력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도 "그동안의 진보.중도.보수 분류를 깨고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산해야 할 적폐에 새누리당이 포함된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에 "친일.독재로 이어진 가짜 보수"라고 일갈했으며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도 "공범인 새누리당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찌감치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 지사도 "과거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해체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어떻게 개혁하느냐에 대해 각론은 각양각색이었다.

가장 뚜렷한 신경전이 드러난 건 개헌 문제에 대해 언급했을 때였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손 전 대표는 "호헌은 기득권세력.특권세력.패권세력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개헌 논의 착수를 촉구했다.

반면 안 전 대표와 남 지사는 대선 전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안 전 대표는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어 2018년 지방선거 때 함께 투표하자"고 제안했고 남 지사는 "누구든 집권하면 연정을 하겠다고 약속했으면 한다"며 개헌이라는 제도화에 앞서 권력 공유를 실천하자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개헌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호헌파로 구분되는 문 전 대표는 이날 개헌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선 후보자의 예비내각 구성에 대해서도 온도차가 있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차기 대선에서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과정없이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어떻게 내각을 짤지에 대한 로드맵을 당과 사전에 협의해 섀도 캐비닛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섀도 캐비닛의 장점이 많다"면서도 "당선자가 자신의 캠프구성원뿐 아니라 경쟁상대 측 인사도 능력 있는 인재면 데려와야 한다고 본다. 만나본 사람, 말 잘 듣는 사람만 올리다 보니 나라모양이 이 꼴"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남 지사 역시 "자당세력만 가지고 정파 캐비닛을 짜기보단 각 대선 후보 진영간 토론과 합의를 통해 국가 전체의 섀도 캐비닛을 꾸린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현 상황에서 제대로 (섀도 캐비닛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칫 선거 이후 공수표가 되는 일이 없도록 진지한 자세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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