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경제에.. 추경편성은 공감, 타이밍엔 엇박자
정우택-유일호 첫 당정회의
새누리당이 정부에 '내년 2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강하게 요청했다. 내년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 경기방어 차원에서 '돈풀기'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집권당의 이런 요청에 기획재정부는 일단 난색을 표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분기 상황을 지켜본 뒤 추경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23일 국회에서 '긴급 민생경제현안 종합점검회의'를 열어 추경, 서민금융지원, 계란값 안정, 조선업 구조조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새로 선출된 당 원내지도부와 유임이 결정된 유일호 부총리 간 첫 공식 협의회였다. 첫 상견례나 다름없는 자리에서 당 원내지도부는 정부에 추경을 요청했다. 회의 직후 새누리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열어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에선 내년 2월까지 추경 편성을 강력히 요청했고, 정부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어 "내년 상반기 예산을 조기집행해도 (경기 살리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추경도 편성해 꺼져가는 민생.서민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수준인 약 400조5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꼭 20일 만에 '2월 추경' 주장이 나온 것이다. 추경은 야당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19일 당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최근 편성한 내년도 예산을 조기집행하고, 지금이라도 준비를 시작해 1.4분기에는 추경 편성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국정공백 상태에서 정치권, 나아가 야권의 역할모색 차원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엔 공감을 표했지만 먼저 편성된 본예산을 조기집행하는 게 우선이라며 "일단 1.4분기 상황을 보고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내년 전체 예산의 30%를 1.4분기에 조기집행하고, 상반기까지 60% 예산을 당겨 쓰겠다는 계획을 당에 제시했다.
이날 당정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계란값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란 운송비 50%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수입란 가운데 신선란과 같은 일부 품종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등의 계란수급안정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경남 거제, 울산 등 조선도시 민생안정과 관련해 올해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대상에서 제외된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를 내년 초 지정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가계금리 상승 압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소금융.햇살론.바꿔드림론.새희망홀씨 등 4대 서민금융자금 2조3000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산업은행에서 12조원, 민간은행에서 13조4000억원, 총 27조70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읍면동 주민센터를 복지 허브기관으로 개편하고 다음 달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기준 소득을 1.7% 상향 조정해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등 겨울철 서민생활안정책도 마련했다. 전통시장을 권리금 보호대상에 포함되게 하고, 대규모 점포 규제업종에 이발과 미용업도 추가하는 등의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이날 협의회에는 유일호 부총리,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에서는 이현재 정책위의장, 김선동 원내 수석부대표와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의 여당 간사들이 참석했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