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홈 등 수익 모델 구체화, 5G 국제 표준 선점 놓고 경쟁
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에 빠졌다. 인터넷TV(IPTV)도 AI 개인비서가 켜주고, 내비게이션에도 AI를 장착하는 등 2017년 통신시장은 AI가 주도할 전망이다.
통신업계의 기존 먹거리가 통신서비스 사용료 였다면 2017년부터는 AI비서를 사용하면서 집안의 가전제품이나 미디어를 활용하게 하면서 새로 부가가치를 추가한다는게 통신업계의 전략이다.
이와함께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준비를 위한 경쟁도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는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의 5G 경쟁은 다양한 산업간 협력과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업체들이 일제히 이용자의 음성명령으로 집안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AI 음성 비서’서비스에 나서면서 2017년 AI 음성비서 서비스는 통신업계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각 통신사들은 AI비서와 IPTV를 연동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SK텔레콤은 AI비서인 ‘누구’와 자사 IPTV인 ‘Btv’를 연동해 음성명령만으로 IPTV의 채널과 볼륨을 조절하고 프로그램까지 검색할 수 있는 이른바 ‘음성 리모컨’을 26일부터 제공한다.
KT도 내년 초 음성인식 기반 AI서비스 ‘기가 지니(가칭)’를 ‘올레tv’와 연계할 예정이며, LG유플러스도 스마트홈을 제어할 수 있는 AI기기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용자가 대화 형태로 음악재생이나 TV시청, 전자상거래를 즐기는 과정에서 파악되는 미디어 콘텐츠 소비 성향이나 구매 습관 등은 빅데이터 분석 및 딥러닝(인간의 뇌와 유사한 심층학습) 과정을 거쳐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로 연결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의 상품·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추진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한 상태다.
통신 3사의 'AI 퍼스트’ 전략은 음성 통화와 문자 메시지 등 통신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일례로 국내 AI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플런티’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으로 추천 답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용자가 메시지를 읽은 후,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작동할지 예상해 연계해준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자체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내외 AI 스타트업 지분 투자 및 협력에도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말 인사를 통해 SK그룹내 기업 인수합병(M&A) 최고 전략가로 알려진 박정호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SK텔레콤 발 공격적 M&A가 2017년 통신시장을 달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미국 AI 로봇업체 ‘지보’에 200만 달러(약 23억 원)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 국내외 AI 스타트업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oT-미디어로 당장 먹거리 챙겨라
통신사들은 당장 먹거리로 사물인터넷(IoT)와 미디어 사업을 점찍어 놓고 본격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로라(LoRa)’와 ‘협대역(Narrow Band, NB-IoT)’ 등 IoT 전용망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홈(가정), 스마트 팩토리(공장), 스마티 시티(도시) 등 3대 유망산업을 둘러싼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말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IoT 전용망(LTE-M)과 저전력·장거리 IoT 전용망인 ‘로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IoT 네트워크를 전국에 상용화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내년 중에는 NB IoT 전국망을 구축, 일반 가정과 산업현장 내 IoT 서비스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IPTV로 대표되는 미디어 사업은 가장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된다. 이미 KT는 IPTV 사업이 최대 수익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IPTV 시장 1위자리를 차지하겠다며 경쟁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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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주도권 경쟁 '스타트'...합종연횡 달아오를 듯
글로벌 ICT 업체 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우리는 특히 내년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도입 당시 선진국보다 빠르게 확산됐던 것에 비춰봤을 때, 5G 역시 보급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는 ‘2018년 5G 시범 서비스,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5G 표준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KT는 5G 상용화 목표시기를 1년이나 앞당긴 상태다. 이를 위해 KT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퀄컴, 인텔과 함께 ‘KT 5G-SIG(Special Interest Group, 5G 규격협의체)’ 규격을 개발했다. 당초 KT는 이 기술을 활용해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 뒤, 2020년 3GPP의 국제표준이 결정된 후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G-SIG’가 국제표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기반으로 상용 목표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결국 5G 시범서비스 때 선보일 기술 규격을 국제표준으로 제기하기 위해서는 단말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각 국내외 업체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5G 국제 표준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들은 기존의 통신 속도 경쟁을 넘어 커넥티드 카(ICT를 결합한 지능형 자동차)와 360도 가상·증강현실, 실시간 동시통역 등 5G의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융합한 미래먹거리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내년에는 5G 기반의 단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며 “스마트폰 이외에 웨어러블 디비아스와 드론, VR 등 다양한 기기와 융합한 5G 서비스가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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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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