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구치소 청문회…최순실의 입은 열릴까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상대로 현장 청문회를 연다. 지난 1997년 한보게이트 조사 이후 19년 만에 열리는 구치소 청문회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몸통인 이들의 입을 통해 관련 의혹을 직접 듣겠다는 게 국조특위의 구상이다.
다만 앞선 두 차례의 청문회에서 동행명령을 거부해온 세 사람이 증인석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법무부 협조로 청문회장에 나타나더라도 선서 거부, 증언 거부 등으로 입을 열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핵심증인을 코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5일 국조특위에 따르면 6차 청문회는 최씨가 구속 수감돼 있는 경기 의왕시 소재의 서울구치소에서 진행된다. 동행명령 압박에도 꿈쩍 않는 최씨를 직접 찾아가 '최순실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국조위원들은 일단 법무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세 사람은 청문회 증인출석요구와 동행명령을 줄곧 거부해왔지만 현장 청문회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구치소 측이 수감 중인 세 사람을 강제로라도 청문회가 열리는 구치소 내 회의장에 이동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법무부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한 만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서울구치소로 이송해 최씨와 함께 청문회장 증인석에 앉히는 데에는 성공할 것이라고 국조특위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다만 이들이 끝까지 동행명령에 불응하며 수감실에서 버틸 경우 특별면회, 수감실 직접 면담 등을 통해 출석을 압박할 방침이다. 또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의 서울구치소 이송이 불발되면 별도로 남부구치소도 찾아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이 청문회장에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입을 여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증인선서를 거부한 채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증언을 하더라도 '모른다'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세 사람이 압박을 이기지 못해 증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특검의 고강도 수사를 받은 데다 구치소에서 진행되는 생중계 청문회라는 점 등에서 심리적 압박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공소장 내용을 일부 인정한 안 전 수석이나 정 전 비서관은 소극적으로나마 혐의와 관련된 증언을 할 수 있다고 국조특위는 기대하고 있다.
국조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보단 이미 밝혀진 사실에 대한 직접 발언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과 정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 등 구체적인 증거에 대한 질의도 주를 이룰 전망이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이미 밝혀진 범죄 사실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과의 관계, 업무지시 형태, 접근방법 등을 물어보는 데 치중할 계획"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도 크지만 사건 당사자에게 각종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조금이나마 듣게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치소 청문회 이후의 국조특위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삼성과 KT, 포스코 그룹 관계자를 대상으로 추가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과의 협의가 필요해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에 대한 청문회 위증모의 의혹을 두고 여야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간사간 협의도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청문회가 또다시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로 치러질 경우 국민적 공분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추가적인 활동도 불가피해보인다. 국조특위의 활동시한은 다음달 15일까지다. [email protected]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