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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달 탐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5 16:58

수정 2016.12.25 16:58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은 항상 인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옛 소련은 불꽃튀는 달 탐사 경쟁을 벌였다. 소련의 무인탐사선 루나 2호가 1959년 달 표면에 최초로 착륙했고 10년 뒤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내디뎠다. 비용 대비 효과가 적어 1970~1980년대에 뜸했던 달 탐사를 재개한 건 일본이었다. 일본은 1990년 아시아 첫 탐사선인 '히텐'을, 2007년엔 '셀레네'를 달에 보냈다. 중국은 2007년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2013년에는 탐사로봇 '위투(옥토끼)호'를 실은 '창어3호'를 달에 보냈다. 위투는 972일이란 세계 최장 달 탐사기록도 세웠다. 중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달 뒷면까지 탐사할 계획이다.
인도는 2008년 아시아 세번째로 달 탐사 위성을 쏜 국가가 됐다. 미국은 구글·아마존·테슬라 등 민간기업들이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달 탐사의 목적은 로봇 등 관련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희귀광물 매장지인 달의 경제적 가치를 파악하는 데 있다.

우리도 한발 늦긴 했지만 10년전 달 탐사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노무현정부의 '우주개발 세부실천 로드맵'(2007년)과 이명박정부의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2011년)을 거치면서 2025년 달 궤도선과 착륙선 발사를 계획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12월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달 탐사 일정을 앞당겼다. 당시 박 후보는 불쑥 "달에 착륙선을 보낼 계획을 5년 앞당기겠다. 2020년 달에 태극기가 펄럭일 것"이라고 공약했다. 무리한 일정 단축이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2020년 달 탐사'는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최근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2단형 한국형 발사체(KSLV-2)의 시험발사를 내년 12월에서 10개월 미루기로 했다. 발사체의 기본엔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2020년 달 착륙 일정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 참에 수조원이 들어가는 달 탐사 프로젝트에 대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충분한 시험과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재조정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길일 것이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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