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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그래픽을 통해 본 한국사회] 자영업자 절반이 연매출 4600만원 미만.. 10명중 8명 폐업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6) 자영업자 '시련의 시대'
소매.서비스.음식업.. 창업.폐업률 높아
평균 부채 9812만원.. 대출→폐업 악순환 심각

퇴직 후 혹은 실직 등으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다. 나뿐만이 아니다. 내 이웃, 내 친구도 같은 길을 갔거나 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영업자 골목은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포화상태다. 경기가 좋다면 다 같이 잘살면 된다. 그러나 움츠러든 경기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매출은 줄고 자영업자가 곳곳에서 쓰러지고 무너진다.

지난 10년간 자수성가 혹은 대박을 꿈꾸며 자영업 전선에 나서는 100곳 중 17곳만 살아 남았다. 폐업 숫자만 799만개다.

자영업자 '전성시대'는 갔다. 이제는 자영업자 '시련의 시대'다. "장사나 해야지"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 여기다 올해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 탄핵 정국,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자영업자의 숨통을 더욱 조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자영업 정책 수정은 더디다. 자영업 문제를 자영업자 자체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밑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낮다.

[통계·그래픽을 통해 본 한국사회] 자영업자 절반이 연매출 4600만원 미만.. 10명중 8명 폐업
[통계·그래픽을 통해 본 한국사회] 자영업자 절반이 연매출 4600만원 미만.. 10명중 8명 폐업

■자영업자 100곳 중 17곳 생존

국세청의 개인사업자 신규.폐업 현황을 보면 자영업자의 암흑 같은 현실이 드러난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9월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2005~2014년)간 창업한 자영업자 967만5760곳 가운데 799만309명이 폐업했다. 82.6%다. 10명이 창업하더라도 8명 이상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게 문을 닫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소매업.서비스업.음식업에서 창업만큼 폐업률이 높았다. 창업은 서비스업 196만9991명(0.36%), 소매업 186만9657명(9.32%), 음식업 185만308명(9.12%) 등이었다. 폐업은 음식업 172만4059명(21.58%), 서비스업 164만3922명(20.57%), 소매업 164만855명(20.54%) 순으로 많았다.

창업.폐업은 대부분 경기.서울지역에서 이뤄졌다. 경기도의 경우 240만4984명(전체 창업 중 24.9%)이 창업했지만 188만7813명(전체 폐업 중 23.6%)이 중도 포기했다. 서울은 창업 208만5668명(21.6%), 폐업 176만9207명(22.1%)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시.도는 한자릿수였다.

자영업자들의 대출도 급증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5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32조8000억원에 비해 17조5000억원(5%)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행은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달보다 2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통계청 역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통해 자영업 가구의 부채 규모를 내놨다. 올해 3월 기준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지난해보다 3.9%(369만원) 증가한 평균 9812만원이었다. 부채 보유액을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12.0%(857만원) 늘어난 8017만원, 30대는 7.6%(414만원) 증가한 5877만원, 30세 미만 6.8%(102만원) 불어난 1593만원, 50대 5.6%(446만원) 더해진 8385만원, 60세 이상 1.7%(83만원) 추가된 4926만원 등이다.

한국은행이 이 같은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채위험군(한계가구.부실위험가구)을 집계한 결과 같은 기간 자영업자의 27.7%가 빚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경쟁→대출→폐업

이 같은 시련의 숫자는 퇴직이나 실직한 뒤 먹고살기 위해 대출을 받아 가게를 차렸으나 극심한 경쟁으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다시 대출을 받고, 이런 상황이 악순환되면서 결국은 폐업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의 상황을 방증한 대목이다.

실제 자영업자 2명 중 1명은 연간 4600만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을 보면 2015년 기준 관할 세무서에 등록해 사업 활동을 하는 등록사업자는 479만 곳으로 전년도와 견줘 1만2000곳(0.2%) 감소했다.

이를 매출액으로 구분할 경우 1200만~4600만원 미만 구간이 30.6%(146만4000곳)로 가장 많았고 1200만원 미만도 21.2%(101만8000곳)를 차지했다. 일 년 내내 허리가 굽어지게 일을 해봐야 4600만원 매출액도 내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51.8%(248만2000곳)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10억원 이상인 자영업자도 3.1%(14만7000곳)였다. 5억~10억원 미만은 4.6%(22만3000곳), 3억~5억원 미만은 5.2%(24만8000곳), 1억5000만~3억원 미만 9.9%(47만3000곳), 8800만~1억5000만원 미만 10.8%(51만9000곳), 4600만~8800만원 미만 14.6%(69만9000개) 등이었다.

아울러 전체 가운데 80.2%인 392만8000곳의 자영업자가 직원 없이 혼자서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직원이 있다고 해도 10명 이상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자영업자는 5만8000곳에 그쳤다.

사업기간은 1년 미만이 13.3%, 1년∼2년 미만은 11.8%였다. 2년 미만인 곳만 25.1%, 즉 4곳당 1곳인 셈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23.6%), 부동산.임대업(21.5%), 숙박.음식점업(14.6%) 등 순으로 조사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자영업자 지원사업 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자영업자의 위기는 서민 가계소득의 정체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소비위축에 따른 자영업의 경영여건 악화로 이어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정책이 자영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창업지원 위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자영업자 지원 정책 방향을 전환해 자영업자에 대한 생애주기별 단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흡한 점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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