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최순실·안종범·정호성, 구치소 청문회 안나올듯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순실게이트의 장본인, 최순실씨를 상대로 한 구치소 청문회가 끝내 불발될 조짐이다. 최씨는 물론 최씨와 함께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나오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국회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마지막까지 세 증인의 출석의사를 타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강제구인을 할 수 없는 만큼 이번에도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가 재현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조특위는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한 현장청문회를 연다. 동행명령 압박에도 꿈쩍 않는 최씨를 직접 찾아가 '최순실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도 서울구치소 청문회장으로 출석을 요청한 상황이다.

구속 상태의 피의자를 상대로 구치소 현장에서 진행하는 청문회는 지난 1997년 한보게이트 조사 이후 19년 만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몸통인 이들의 입을 통해 관련 의혹을 직접 듣겠다는 게 국조특위의 구상이다. 그러나 세 사람이 이날 증인석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낮다. 앞선 두 차례의 청문회에서 동행명령을 거부해온 이들이 여전히 불출석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조특위 관계자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동행명령장을 전달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세 사람 모두 불출석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따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앞선 청문회처럼 재판.수사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3일 발부된 동행명령장을 전달한 특위 직원에게 정 전 비서관은 "출석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최씨 역시 동행명령장을 내민 법무부 직원에게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국조특위는 세 증인이 끝까지 동행명령에 불응하며 버틸 경우 특별면회, 수감실 직접면담 등을 통해 출석을 압박할 방침이다. 또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의 서울구치소 이송이 불발되면 별도로 남부구치소도 찾아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행법상 국조특위 청문회 출석에 불응해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만큼 '증인 없는 청문회'가 돼버릴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런 가운데 국조위원들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한 법무부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구치소 측이 수감 중인 세 사람을 강제로라도 청문회가 열리는 구치소 내 회의장에 이동시킬 수 있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다만 법무부는 아무리 수감자라도 청문회 출석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세 증인이 청문회장에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입을 여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증인선서를 거부한 채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증언을 하더라도 '모른다'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일단 청문회장에 나타나면 압박을 이기지 못해 증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특검의 고강도 수사를 받은 데다 구치소에서 진행되는 생중계 청문회라는 점 등에서 심리적 압박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공소장 내용을 일부 인정한 안 전 수석이나 정 전 비서관은 소극적으로나마 혐의와 관련된 증언을 할 수 있다고 국조특위는 기대하고 있다.

국조위원들은 청문회에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보단 이미 밝혀진 사실에 대한 직접 발언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과 정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 등 구체적인 증거에 대한 질의도 주를 이룰 전망이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이미 밝혀진 범죄사실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과의 관계, 업무지시 형태, 접근방법 등을 물어보는 데 치중할 계획"이라며 "사건 당사자에게 각종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조금이나마 듣게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은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