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국조위원 "종신형 받을 각오라는 최순실, 질문엔 죄다 모르쇠"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6 18:41

수정 2016.12.26 18:41

최순실 씨가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사건 첫 재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씨가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사건 첫 재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게이트의 장본인, 최순실씨가 26일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도 잇따르는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씨는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접견조사에서 대부분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고 국조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에 대해선 또박또박 답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최씨는 우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모두 모른다고 답했다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전했다.
하 의원은 "최씨의 오늘 태도는 '모른다', '말하고 싶지 않다', '공소장에 있다', '그때 확인하라'였다"며 "유리한 부분은 또박또박 이야기하면서도 모순되게 '몸이 안 좋다', '우울증이 있고 혈압약을 먹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고 국조위원들은 설명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아이디어를 누가 냈냐'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질문에는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고 했으며 '박 대통령과 공모관계 등에 대해 기소됐는데 (검찰에서) 인정했냐'는 물음에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차은택 전 광고감독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미 진술한 인사 추천과 관련해서도 최씨는 전면 부정했다.

이밖에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이대 교수에게 쇼핑백을 건넨 의혹, 독일 차명계좌를 통한 돈세탁 의혹 등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다만 태블릿PC와 관련된 질문에는 "태블릿PC가 아니라 노트북이었다. 2012년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이후 사용한 적 없다"고 또박또박 밝혔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또 '그간 왜 이렇게 특혜를 받았느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추궁에도 "신나게 살지 못했다"고 맞받아치고 계속되는 접견에 "청문회인 줄 모르고 나왔다. 갑자기 부르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전했다.


접견조사를 마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씨는 약자 코스프레가 전략인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며 "'몇년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했지만 정작 답변 태도는 국민을 우습게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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