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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모바일산업 외면한 알림톡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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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모바일산업 외면한 알림톡 제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카카오의 '알림톡'을 쥐어박았다. 이용자가 기업 영리목적의 '알림톡'을 받을때 자신의 데이터를 소모하게 된다는 점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모바일 비즈니스의 원리를 애써 외면한채 국내기업 '쥐어박기'에 그쳐 반쪽짜리 정책을 결정했다는게 모바일 산업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사실 모바일 시대에는 이용자들은 서비스의 편리함을 사기 위해 데이터라는 재화를 지불한다. 이 재화는 이동통신회사로부터 한달 데이터요금을 주고 산다. 이용자는 데이터를 사서 서비스 비용으로 데이터를 지불하는 경제구조가 모바일 산업인 셈이다.

이용자가 알림톡을 받을 때 사용되는 데이터는 1건 평균 약 15KB(0.015MB)다. 한번 알림톡을 받은 기업으로 부터 두번째 이후 알림톡을 받으면 데이터 양은 더 줄어 2KB(0.002MB)가 된다. 비용으로 계산하면 최초 알림톡은 건당 최대 0.38원, 두번째 이후부터는 0.05원이다. 지금까지 기자가 만나본 이용자들 대부분은 편리함을 위해 기꺼이 0.05원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해외기업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타임라인에서 자동으로 음소거된 광고 동영상을 자동으로 재생시킨다.

모바일 무료 동영상 서비스를 보기 위해 광고를 보도록 하는 서비스들도 알림톡보다 최소 100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요구한다.

물론 비용의 많고 적음을 떠나 기업은 이용자에게 특정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얼마라는 점을 사전에 알려주는게 마땅하다. 이런 점에서 방통위의 결정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방통위가 카카오 쥐어박기로 역할을 끝내려 한다는 점이다. 당장 비슷한 행태의 페이스북에도 방통위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겠는가? 모바일 규제의 단골 논란거리인 역차별 문제가 등장한다.

또 하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때 '전화 건 사람이 요금을 모두 부담한다'는 음성중심 시대의 발신자 요금 부담의 원칙이 있다. 그런데 모바일 서비스에 이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모바일 시대에는 새로운 통신요금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짚어보지 않았다는게 문제다.

이용자에게 '데이터'라는 비용이 부과된다는 점을 사전에 알려주라는 방통위 요구는 발신자 요금 부담의 원칙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바일 서비스에는 그 원칙은 통하지 않는다. 결국 통신요금 원칙을 다시 점검해 봐야할 때가 된 것이다. '알림톡' 문제를 계기로 방통위가 국내 통신요금 원칙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여주기 바랬다. 위원회 구조의 공개토론 방식이 이런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고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통위는 그 토론을 이어가지 않은채 카카오 쥐어박기로 결론을 내 버렸다. 토론 과정 어디에도 위원들간 심도있고 전문적인 토론은 없었다.

방통위의 진정한 역할은 지금부터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 생겨나는 신산업에서 무엇을 중심에 놓고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지 기본 철학을 토론해주는 것, 토론의 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해 국민들이 사회적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통위 할 일이다. 방통위가 알림톡에 2억원 가량 과징금 부과한 것으로 일 다했다고 손털지 않기를 바란다. 반쪽짜리 정책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