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조원' 중소기업 조달 시장 21년만 개편...최저가 입찰제·실적제한 없앤다
정부가 연간 85조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조달 시장을 전면 개편한다. 출혈 경쟁을 부르는 '최저가 입찰 방식'을 전면폐지하고, 더 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실적 제한도 없앤다.
피부, 네일아트, 메이크업 등 분야가 다른 미용업자가 별도 사업장을 갖춰야 한다는 기존 규제를 폐지해 2명 이상의 미용업자가 1개의 공동사업장을 나눠쓸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은 건물 1층에만 지을 수 있었던 국공립 어린이집도 공공시설 5층까지 허용하고, 버스·택시에만 달던 옥외광고를 푸드트럭에도 가능하도록 했다. 신용카드 가입 필수 항목은 6개→2개로 대폭 줄여 소비자 편의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규제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조달청, 중소기업청, 행정자치부, 금융위원회와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규제 개혁 방안을 마련했다.
회의는 기존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지만 탄핵안 가결에 따라 이번에는 황 권한대행이 주재했다. 매번 관계부처 담당자와 시민 등 150여 명∼200여 명이 참석하는 이벤트성 행사였던 회의는 이번에는 참석자를 70명∼80명으로 대폭 줄였다. 권한대행 측은 "이번 회의는 민생 현안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연간 85조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조달 시장 개편에 방점을 뒀다. 원가를 밑도는 가격에 입찰하는 등 부작용을 낳은 최저가 입찰제도와 보이지 않는 장벽이 돼온 실적 제한이 폐지된다.
현재 조달 참여 기업 수 총 32만개 중 창업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1만개 97%다. 조달 규모 기준으로는 전체 119조원중 창업 중소기업이 72%인 85조5000억원을 차지한다. 공공조달이 창업 중소기업의 생존수단이 되는 셈이다.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지난 26일 사전 브리핑에서 "국가계약법 시행 21년 만에 처음으로 조달 관련 규제지도가 생기는 전면적 개편"이라면서 "9개월간 TF를 운영해 만든 성과"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경영 규제 애로와 관련해서는 총 11건의 개선 대책이 마련됐다. 분야별로 별도 사업장을 갖춰야 했던 미용업자들은 이제부터는 분야가 달라도 공동으로 사업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은 버스, 택시에만 가능하던 옥외광고도 푸드트럭에 허용된다.
행자부는 지역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특화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63건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시 폐기물 보관시설의 기준을 완화하고, 국공립어린이집 보육실 설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는 청소년만 청소년 수련원에서 숙박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금융위는 신용카드 가입 시 필요한 6개 필수 동의항목을 2개로 축소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경우 원금상환 유예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 과제중 상당 부분이 법,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법 개정 사항의 경우 실제 시행이 되려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박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