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특별기고] 미래사회의 도로 ‘끝없는 진화’

파이낸셜뉴스
[특별기고] 미래사회의 도로 ‘끝없는 진화’

"미래학은 예언이 아니라 선택의 미학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 데이토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미래학은 미래를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게 아니라 바람직한 미래상을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다. 인프라를 건설하는 정부 입장에서 도로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도로는 사람이나 물자의 이동을 통해 문명과 문화의 전파, 산업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기간시설이다. 인구변화, 기후변화, 제4차 산업혁명 등 미래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새로운 도로 정책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래의 사회와 사람들은 어떤 도로를 원하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구구조의 변화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매우 심각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령 운전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고, 도로에서도 노인 등 교통약자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배려해야 한다. 교통약자를 고려한 도로건설이 미래에는 보편적인 기준이 되도록 도로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가속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도 도로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도로는 앞으로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환경과 조화되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 풍력을 이용한 전기발생장치 등 에너지 자립을 위한 기술이 도로에 적용돼야 한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주변경관과 조화되는 도로 건설이 필요한 것이다. 교통수단의 진화도 고려해야 한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초소형자동차, 비행자동차 등 신(新)교통수단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도로는 이러한 신교통수단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의 차량 소통뿐만 아니라 다변화된 교통수단의 통행을 위한 기반시설로서의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국가 간의 경계 구분이 약화됨에 따라 미래사회는 경제, 사회, 환경 등의 전 분야에서 초(超)국경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이는 인력 이동의 글로벌화를 가속시키고 교통수단의 통합을 촉진시킬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국경을 넘나드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도로는 이제 한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의 세계화를 위한 설계 및 건설기술의 선진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래도로는 우리가 원한다고 바로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현실성, 경제성 등을 치밀하게 검토해 외적 요건을 갖추고 기술력 확보를 통한 내적 요건도 갖춰야 한다. 특히 기술력 확보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기본적인 설계 및 건설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계획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사항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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