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라운지] 김영기 수출입은행 신시장개척단장 "금융이 나서 한국기업 새 먹거리 소개"
삼성물산 터키 병원 건설 등 우리 기업 신시장 개척 지원.. 수출금융 '밸류체인' 구축
지난 9월, 삼성물산은 터키 정부가 추진하는 가지안텝 병원 프로젝트에 설계.구매.시공(EPC) 사업자로 참여했다. 인구 160만의 대도시에 1875병상 규모의 대형 병원을 짓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삽을 뜰 수 있었던 것은 수출입은행이 주도한 금융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수은은 대출 7200만유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보증 7100만유로 등 총 1억4300만유로를 이번 병원사업에 지원했다. 또 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등과 공동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이번 자금 지원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사업 진출 물꼬를 수은이 터줬다는 평가다.
수은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사업 발굴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신시장 개척단을 만들었다. 수은이 먼저 나서서 사업을 개발하고 적정한 시점에 다양한 정책금융 수단을 투입해 우리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신설 조직은 김영기 신시장개척단장(사진)을 비롯, PF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조직에서 잔뼈가 굵은 수출금융의 '베테랑'들이 이끌어간다.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역할은 돈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대출을 실행하는 수준이다. 은행이 직접 사업을 발굴한다고 하면 아직은 어색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제는 금융이 먼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기업에 소개하는 시대가 됐다. 수은의 신시장개척단도 새로운 시장 발굴에서부터 자문, 사업화, 금융 주선까지 사업시행 이전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 수은이 나서서 수출금융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상업은행의 금융만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영역인만큼 공적 수출신용기관(ECA) 역할을 하는 수은이 앞서나갈 수 있는 분야다.
상대국 정부가 대형 개발사업을 고민하고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을지 컨설팅을 해 주고 맞춤형 금융지원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다른 금융기관들과 협의해 자금 조달을 주선해 주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공적 기관이 직접 참여하는만큼 신뢰도도 높아진다.
김 단장은 "새로운 시장을 찾고 기회가 포착되면 사업성을 키워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개별 사업에 맞는 '테일러 메이드' 방식의 금융을 통해 기업들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수은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10개 신흥시장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주요 타깃은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EDCF 주요 수원국과 이란, 이집트,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 등이다. 먼저 중점 협력국 2~30개국을 선정한 뒤 이를 중심으로 개별 국가별 지원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고속 성장단계이 있는 신흥국이다 보니 이들은 인프라 투자에 관심이 많다. 발전이나 지하철은 물론 스마트시티, 병원, 쓰레기매립지에 이르기까지 인프라 구축은 각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인만큼 민간기업보다는 정책금융기관인 수은이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이 과정에서 신시장개척단은 민간기업을 대신해 각국 정부와 만나 후보 사업을 발굴한다. 기회가 포착되면 수은이 갖춘 수출금융과 EDCF, 개발금융 등을 아울러 사업 성격에 맞는 최적의 금융 패키지를 구성하고 이를 활용해 사업을 기획한다.
각 사업별로 최적의 금융 구조를 고민해 민간투자가 필요하면 여러 국제기구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연기금, 상업금융기관과의 협조융자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한다. 관련 사업에 역량을 가진 국내 기업을 연결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
김 단장은 "지원 대상 국가에서 발전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재정을 활용하는게 맞을 지 투자사업으로 하는 게 맞을지 가장 초기단계에서부터 자문을 해줄 수 있다"면서 "수은이 누릴 수 있는 ECA로서의 지위를 최대한 활용해서 우리 기업의 수주 기회를 확보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세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