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어음발행 자금으로 부동산 10%밖에 투자 못해
앞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은 만기 1년 이내 어음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10%만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 업계 반발도 만만찮지만, 자칫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만 쏠려 혁신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사들이거나 대출을 하는 기업금융 부문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의견이다.
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는 정상 우발채무도 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정상·요주의 등급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고정이하 등 부실 우발채무에만 충당금을 적립해왔지만 앞으로는 전체 우발채무에 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에게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할 수 있도록 단기금융업무를, 자기자본 8조원 이상에게는 종합투자계좌(IMA) 운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IMA는 고객 예탁금으로 기업금융 자산을 운용하고 수익을 배당해주는 상품으로 원금보장이 가능하다.
자기자본 4조·8조원 초대형 IB들은 1년 이내 어음발행이나 IMA의 수탁금으로 기업금융 자산에 각각 50%, 70%까지 투자해야 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하고 남은 자금 50%를 개인여신을 제외한 모든 자산에 투자 가능하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기업금융 자산외의 나머지 수탁금인 30%를 국공채, 통안채 등 고유동성자산에만 투자 가능하다. 단, 둘다 부동산 투자는 전체 조달자금 중 10%만 가능하다.
기업금융으로 분류되는 자산은 △기업대출과 어음의 할인 및 매입 △발행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주식 및 채권 △유통시장에서 취득한 코넥스 주식과 신용등급 A등급 이하의 회사채 △PF 출자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의 지분 및 대출 △인프라 펀드에 대한 출자 지분 등이다.
초대형 IB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은행과 같아진다. 기존 증권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정상 0.5%, 요주의 2%, 고정이하 20%, 회수의문 75%, 추정손실 100% 였다면 앞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IB들은 정상 0.85%, 요주의 7%, 고정이하 20%, 회수의문 50%, 추정손실 100%로 쌓아야 한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났던 부동산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에 대해 그동안 고정이하부터 충당금을 쌓았다면 앞으로는 정상과 요주의 우발채무에 대해서도 쌓아야 한다. 단, 자기자본 4조원 미만의 증권사들은 기존 증권사 적립률인 정상 0.5%, 요주의 2%만 쌓으면 된다.
또 초대형 IB의 손실감내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채성 신종자본증권, 즉 영구채로 조달한 자금은 회계상 자본에서 제외된다. 초대형 IB의 자본은 보통주, 현금과 이익잉여금 등만 포함된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상장 주관사와 증권 인수인의 책임강화를 위해 증권신고서 부실기재 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를 인수단에 참여한 모든 증권사로 확대하고, 파생결합증권을 부적합 투자자에게 판매할 경우 상품판매 과정을 녹취·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또 비상장주식 거래를 양성화하기 위해 장외시장(K-OTC)를 통한 거래시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인 경우 10% 미만 보유 주주의 매도시에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은 내년 2월 8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한 뒤 규제개혁위,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내년 2분기에 시행된다. [email protected] 김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