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등과 분열에서 화합으로
"탄핵 무효!" "즉각 퇴진!"
최근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리를 둘러싸고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있다가 보수단체가 여는 집회에 가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 분위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촛불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당장 물러가야 한다는 뜻의 가사가 담긴 '하야가'를 참가자들이 유행가처럼 따라 부르는가 하면 박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듯한 대형 인형이 등장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민주주의의 열사로 표현하기도 한다.
반면 보수단체 집회에 가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언론의 왜곡 보도와 빨갱이들에게 선동됐다고 목청을 높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깨끗한 인물"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나란히 들고 나오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하나의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탄핵안만이 아니다. 1년 유예된 국정교과서를 비롯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산 평화의 소녀상 철거 등 다양한 사안을 둘러싸고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헌재의 탄핵안 결정에 따라 당장 차기 대통령선거 시즌이 시작될 경우 이 같은 대립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인물은 이 같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고 화합과 단결로 이끄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가뜩이나 내수경기 침체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화합과 단결이 더욱 절실한 시기다.
물론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를 억압하고 한목소리만 낼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특정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현상인 만큼 이를 존중하고 포용할 줄 아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충분한 논의를 통해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양보나 양해를 구하는 문화가 조성된다면 우리나라가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접어드는 것은 물론 국론 분열로 국력이 낭비되는 일은 줄어들지 않겠는가. 아직은 요원해 보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해본다.
solidkjy@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