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측 “박 대통령과 공모 사실 없어” 혐의 부인
검찰 증거 제출 태블릿PC 파일조작 여부 등 문제 제기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측이 29일 열린 재판에서 기존의 태도를 전면 뒤집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최씨의 태블릿PC의 증거 여부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기일까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최 씨에게 문건을 넘겼다'며 자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박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전 비서관의 변호를 맡은 차기환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거나 공모했다는 부분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며 "부인한다"고 밝혔다.
차 변호사는 문건 유출 혐의도 해당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라는 전제로 인정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차 변호사는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게 최씨의 태블릿PC라는 걸 전제로 질문했고, 정 전 비서관도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최씨와 이메일을 일부 공유한 적이 있어서 '최씨 PC가 맞고, 거기에서 문서가 나왔다면 자기가 전달한 게 맞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여당 추천으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참여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 지난해 11월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 의결하자 사퇴했다. 현재는 KBS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2014년부터 박원순 서울 시장의 아들의 병역비리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병역비리의혹 제기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양승오 박사 등의 법률대리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력 때문에 차 변호사가 대통령 공모를 사전에 차단해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변호인은 기록을 파악하지 못했다거나 접견을 충분히 못 했다면서도 대통령과 공모 부분은 부인한다"며 "이게 대통령 재판인가 정호성 재판인가"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 측이 태블릿 PC의 감정을 요청하는 건 결국 PC의 증거능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형사소송법 308조 2항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일 최초입수한 JTBC가 태블릿을 절도했다거나, 일부 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 태블릿PC는 증거에서 배제된다. 차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나머지 문건들도 태블릿에 의해 수사가 개시된 것이므로 독수독과에 따른 증거법칙(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의해 발견된 제2차 증거의 능력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이론)을 적용해 방어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