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고양이 입양 보냈더니 온몸에 골절…학대 논란
지난 8월 두마리 입양 보내 한마리는 이미 사망한 상태
다른 한마리도 상처 투성이.. 원래 주인, 학대로 소송 추진
처벌 ‘솜방망이’…개선 필요
'아기고양이 뭉이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한 입양자를 고발합니다'
최근 박모씨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8월 김모씨에게 입양을 보낸 고양이 몽이.뭉이 자매 가운데 몽이는 이미 사망했고 뭉이는 심한 학대로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박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하며 김씨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30일 현재 3만명에 육박하는 네티즌이 김씨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했을 정도다. 그러나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몸 곳곳 상처.골절에 경련까지..
박씨가 뭉이의 몸 상태를 알게 된 것은 지난달 25일 새벽이다. 김씨는 박씨에게 뭉이가 척추 손상을 입은 것 같다며 한 편의 동영상을 보냈다. 동영상 속 뭉이는 몸을 계속 떠는 등 심한 경련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깜짝 놀란 박씨는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뭉이를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했으나 김씨는 "이런 아픈 고양이를 보냈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전화를 끊은 뒤 계속 문자만 보냈다. 이후 김씨는 뭉이를 병원에 데려갔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병원에 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불안감에 지인들과 함께 김씨 집을 찾아가 뭉이를 돌려받은 뒤 새벽에도 영업을 하는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진단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갈비뼈 등 몸 곳곳의 뼈가 부러진 것은 물론, 머리 뒷부분에 부종이 생기고 뇌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통증에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뭉이는 윗입술이 찢어졌으며 송곳니도 빠져 있었다.
뭉이를 진단한 맘스동물의료센터 양우종 원장은 "뭉이의 다발성 골절은 한 번의 외상으로 인한 게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고양이 특정상 이렇게 단기간에 여러 군데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뭉이의 치아가 영양실조로 인해 기형적으로 난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외상에 의해 송곳니가 다 빠진 것으로 보인다. 송곳니가 부러질 수는 있어도 웬만해선 뽑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 원장의 소견대로라면 김씨가 뭉이의 치아를 강제로 뽑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뭉이는 학대 후유증 때문인지 요즘도 누군가 얼굴에 손을 대는 행위를 매우 경계한다고 한다.
■쉽지 않은 동물학대 처벌.. "처벌 강화해야"
박씨는 김씨로부터 뭉이에 대한 폭행 사실을 어느 정도 자백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가 학대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동물보호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법상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을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신고자가 피의자의 학대 혐의를 입증해야 해 동물이 죽은 경우가 아니면 증명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아 동물학대 처벌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여론이 잇따르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학대 관련 처벌을 현행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최대 형량을 늘리는 것보다 관련법을 제대로 집행하는 게 우선과제라는 의견도 많다.
우 간사는 "형량 강화도 좋지만 기존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이고 동물학대 단독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벌금도 통상 최대 300만원선에 불과한 현실이 개선돼야 경각심을 갖고 동물학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