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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정년 65세, 아직 60세도 정착 안됐는데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9일 근로자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방침은 새해 경제정책방향에도 들어 있다. 고령화에 따라 정년 연장은 불가피한 추세다. 이웃 일본은 오래전 65세로 올렸다. 우리도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너무 서두르진 말자. 정년 60세도 아직 정착이 되려면 멀었다. 준비는 하되 차근차근 하길 바란다.

정년은 국민연금을 타는 나이와 맞물려 돌아가는 게 좋다. 연금 수급 연령은 지금은 61세이지만 2033년(1969년생)부터 65세로 늦춰진다. 정년을 꽉 채우고 은퇴해도 5년간 소득 공백기가 생긴다는 얘기다. 노인빈곤을 줄이는 최상책은 연금이다. 정년과 연금 수급 나이를 맞추면 좀 더 안정된 노후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몇 가지 부작용이 있다. 정년을 늘리면 청년 취업이 더 나빠질 수 있다. 부모와 자식 세대가 일자리를 놓고 충돌하기 때문이다. 정년을 늘려봤자 퇴직 연령은 더 낮아지는 역설이 심해질 수도 있다. 회사는 임금 부담을 줄이려고 고령자들을 내보내려 한다. 강제로 내보낼 수 없으니 목돈을 쥐여주는 명예퇴직제를 활용한다. 형편이 어려운 회사도 어떻게든 내보낸다. 그 결과 정년을 60세로 높였지만 평균 퇴직연령은 되레 낮아졌다는 통계도 있다.

정년 연장은 비정규직보호법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정치권이 선의로 도입한 제도가 현장에선 잘 먹히지 않는다. 현실을 경시한 결과다. 정년을 늘리면 직원은 좋지만 회사는 부담을 느낀다. 연공서열제 아래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정년을 60세로 올릴 때도 재계는 임금체계 개편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과급제를 확산시키려던 박근혜정부의 노력은 일부 공기업을 빼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이를 그냥 둔 채 정년을 65세로 올리면 부작용만 더 커진다.

정년 60세는 2012년 총선과 대선 공약의 산물이다. 종업원 300명이 넘는 대기업은 올해부터 적용했고, 300명이 안 되는 중소기업들은 새해부터 실시한다. 일단 60세부터 안착시킨 뒤 65세를 논의하는 게 순리다. 부작용이 빤히 보이는데 정치적 욕심을 앞세워선 안 된다. 내년은 대선이 있는 해라 더 걱정이다. 벌써부터 정치권은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 않은가. 성장률은 바닥을 기고 기업 매출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아무리 명분이 근사해도 정년 65세는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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