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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조원대 프로젝트 놓고 롯데 계열사 서로 '손사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4 17:20

수정 2017.01.04 22:23

"한채에 100억원짜리 레지던스 어떻게 팔까 고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들어서는 주거시설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분양 일정이 연기되면서 초고가 레지던스의 미분양 부담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2017년 초 전체 사용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월드타워 야경.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들어서는 주거시설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분양 일정이 연기되면서 초고가 레지던스의 미분양 부담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2017년 초 전체 사용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월드타워 야경.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 프로젝트를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형태로 운영되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총 223실로 3.3㎡당 평균 분양가는 1억원 안팎에 달한다. 한 채당 평균 100억원, 총 사업비만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을 총괄 지휘해야 하는 업체로서는 "아무리 고민해봐도 한 채에 100억원에 달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분양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계열사가 분양업무를 맡아서 하기를 꺼리는 이유다.

계열사 입장에서는 괜히 나서봤자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이에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행사는 롯데물산, 분양은 롯데건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3.3㎡당 예상 분양가가 8000만원~1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한 채 당 분양면적이 평균 33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한 채당 가격이 1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처럼 전례없는 가격의 서비스드 레지던스 상품을 "도대체 어디에 팔아야 하는 것이냐"며 계열사들 사에서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시행사는 롯데물산이며, 분양 관련된 업무는 롯데건설 측에서 담당하고 있다. 분양 경험이 없는 롯데물산을 대신해 롯데건설이 이를 담당하게 됐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에 투입된 약 4조원 가량의 사업비 중 절반에 육박하는 분양총액(약2조원)이 예상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분양업무를 롯데건설 혼자 감당하기는 너무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롯데월드타워는 △포디움(건강검진센터 등.1~12층) △프라임 오피스(오피스.14~38층) △시그니엘 레지던스(주거시설.42~71층) △시그니엘 서울(호텔76~101층) △시그니엘 클럽(맴버스 레스토랑 등.107층) △프리미어7(오피스.108~114층) △스카이서울(전망대.117~123층) 등으로 층마다 다르게 구성돼 있다. 특히 레지던스를 포함해 각 층별 임대나 분양을 담당하는 롯데 계열사가 다르다.

총괄 시행사는 롯데물산이지만 타워 구간 별 책임은 롯데 계열사들이 나눠지고 있다. 오피스는 롯데자산개발이 맡고 있다. 스카이서울(전망대)과 호텔은 각각 롯데월드와 롯데호텔이 담당하고 있다.

■국내 최고가 주거지… '미분양' 오명 우려

문제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다. 3.3㎡당 분양가가 평균 1억원, 한 채당 가격이 100억원의 유래없는 초고가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최고가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3.3㎡당 5100만~8150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총 223실로 구성된 레지던스는 알려져 있는 공급면적도 209~1238㎡로 다양하다.

아직 서울시가 사용승인 여부 결정을 내리지 않아 지금까지 공개된 레지던스 공급면적이 대대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게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지만, 예상분양 총액은 족히 2조원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업계에서는 누가 분양을 맡든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워낙 값이 비싸다보니 사겠다는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서 쉽게 수요자를 찾을 수 없자 '큰 손'으로 평가 받는 중국인 투자자를 집중 공략하는 '우회전략'을 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롯데 측은 국내는 물론 중국 북경에서도 레지던스와 관련된 투자 설명회를 마련하는 등 VVIP급 투자자를 잡기 위한 사전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로 반(反)한류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분양 변수로 작용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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