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조아리러 갔나" 비판.. 한미 동맹이 안보 핵심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무산시키려는 중국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4일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여주면 (국민의) 감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한류 프로그램 제한조치가 '사드 보복'의 일환임을 드러내면서 배치 철회를 공개 압박한 셈이다. 같은 날 중국이 유엔 제재 차원에서 중단했던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중국 정부는 그간 김장수 주중대사의 면담을 기피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 방중단은 왕이 외교부장까지 나서 환대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배경은 뻔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권력 이동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왕 부장은 이날 사드 배치 결정을 차기 정부로 미루자는 민주당의 입장을 숙지한 듯 우리 측에 '사드 배치 일시중단'을 요구했다. 이쯤 되면 공식 외교채널을 무시하는 외교적 결례를 넘어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는 반간계를 구사하는 형국이다.
중국이 손자병법에나 나오는 이간책을 구사하는 까닭이 뭐겠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협력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떼내려는 포석이다. 우리의 안보 주권을 우습게 여기는, 이런 대국답지 않은 꼼수에 말려들지 말아야 할 이유다. 혹여 중국이 당.명.청 때처럼 우리를 한낱 조공국으로 여길 빌미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기왕에 결정한 안보정책을 팔뚝 힘을 과시하는 인접 강대국의 위세에 눌려 포기하는 선례를 남기면 곤란하다는 뜻이다.
그런 맥락에서 민주당도 수권 정당이라면 안보 현안에 관한 한 국익 최우선의 신중한 행보를 취해야 할 것이다. 네티즌들이 중국보다 민주당 7인 방중단에 "머리를 조아리러 갔나"는 등 비난을 쏟아붓고 있는 까닭은 자명하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게 비치는 상황이 아닌가. 민주당이 중국의 '사드 이간책'에 장단을 맞춰줘서는 안 될 말이다. '연미 협중(聯美協中)' 노선이 바람직하지만, 부디 한.미 동맹이 우리 안보를 지키는 핵심축이라는 현실은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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