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조 비리' 정운호 1심 징역 5년, 뇌물 받은 김수천 판사 징역 7년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법조비리' 주역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2)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정씨에게서 고급 외제차 등 1억8000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인천지법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58.사법연수원 17기)는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김수천 판사 혐의 모두 유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3일 뇌물수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부장판사에게 징역 7년에 벌금 2억원, 몰수(레인지로버 1대) 및 추징금 1억3124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부장판사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금품 수수 시기와 정씨의 민.형사 사건 진행시기가 매우 근접하고 수수한 액수도 단순한 개인적 친분관계에 기인했다고 보기에 과다하다"며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정운호 등과 수차례 연락하거나 만나고 담당 재판부와 연고관계 있는 변호사를 추천해주는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은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충분히 의심받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사법부와 법관은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동료 법관들과 법원 조직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취득 이익이 상당히 크고 범행 축소 및 은폐를 시도하는 등 범죄 이후의 정황도 나쁜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이 실제 담당 재판부에 부정한 업무처리를 부탁하는 데까지 나가거나 대부분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하고 몰수나 추징예납으로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이 없게 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4∼2015년 각종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정운호씨에게서 총 1억8124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그는 지난해 2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모방한 가짜 화장품 제조.유통 사범을 엄벌해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시가 5000만원 상당의 정씨 소유 레인지로버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무상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취득세와 차량보험료 등 총 624만원을 정씨에게 대신 납부시키고 차량 매매를 가장해 차량 대금 5000만원을 송금받는 등 총 1억5624만원대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또 2015년 10∼12월 정씨가 연루된 원정도박 사건 재판부에 대한 청탁.알선 등의 명목으로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들로부터 현금 15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도 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후 사표를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무 관련 위법행위로 징계위에 넘겨지거나 수사 중인 판사의 사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규정한 대법원 예규에 따라 수리하지 않았다. 대신 김 부장판사에게 법관징계법상 최고 수위인 정직 1년을 결정했다.

■"정운호 범행 탓 사법신뢰 현저히 추락"

한편 이날 같은 법원 형사32부(남성민 부장판사)는 특경법상 횡령.배임 및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운호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범행으로 재판의 염결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사법권 존립의 근거가 되는 국민의 사법 체계 전체에 대한 신뢰가 현저히 추락했다"고 꾸짖었다.

정씨는 김 부장판사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는 데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5년 2∼6월 서울중앙지검 조사과에서 근무하던 수사관 김모씨(구속기소)에게 총 2억2500만원을 건넨 혐의다. 그는 또 2015년 네이처리퍼블릭 자금 18억원과 자회사 에스케이월드 자금 90억원 등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리고 2010년 회사 소유인 35억원 상당의 호텔 건물 2개층 전세권을 개인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횡령.배임)도 있다.

당초 100억원대 원정도박으로 구속 재판을 받던 정씨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7)에게 보석을 대가로 수십억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가 보석 결정을 받지 못하자 수임료를 반환하라는 실랑이가 벌어졌고 격분한 정씨가 접견 중 최 변호사의 팔을 꺾는 폭행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최 변호사는 정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양측이 서로 비위 폭로전을 벌이면서 법조계 이면의 민낯이 세상에 드러났다.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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