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 43만 명, 총 조회 수 5억 뷰
- 장난감 리뷰와 7살 라임이의 모든 체험이 소재
- 애니메이션 효과 활용해 시각적 차별화

빨간 리본으로 머리를 묶은 소녀가 갑자기 슈퍼맨 옷으로 갈아입고 날아오른다. 악당을 노려보는 눈빛이 귀여우면서도 매섭다. 악당이 가진 무기는 3단 변신을 하고, 소녀는 눈에서 레이저를 뿜으며 반격한다. 1분 동안 숨 막히게 펼쳐지는 짧은 영화와도 같은 이 영상은 국내 대표 키즈크리에이터로 꼽히는 ‘라임튜브’가 제작한 어린이날 특집 영상이다.
라임튜브는 지난 2014년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설명하는 리뷰 영상으로 출발했다. 라임튜브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오래된 영상으로 검색되는 ‘텀블린 몽키’ 편은 조회 수가 약 2만 4천 건으로 가장 인기 많은 ‘타요 키즈카페’ 편(1318만)에 비하면 초라한 편이다. 그러다가 카메라 앞을 기웃거리던 6살 딸 길라임 양을 출연시켜보니 조회 수가 3배 이상 올랐다.
라임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라임아빠’ 길기홍 씨(라임캐스트 대표)는 ‘토이푸딩’과 ‘에반튜브’ 채널을 참고했다고 말한다. 토이푸딩은 구독자 약 330만, 총 조회 수 37억 뷰에 달하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장난감 리뷰 채널이고, 11살 꼬마 에반이 진행하는 에반튜브는 ‘캐리와장난감친구들’ ‘건담홀릭tv’ 등 무수한 크리에이터들이 참고한 인기 채널이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라임 양은 장난기가 많고 밝았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까지 췄다. 카메라를 특별히 두려워하지 않는데다 밝고 귀여운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단순한 장난감 리뷰 채널로 그칠 뻔했던 라임튜브는 딸 라임이의 등장과 에반튜브에서 얻은 인사이트 덕분에 지금의 인기 채널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친구들이 놀이터에서 날아보라고"
길라임 양은 이미 동네에서 누구나 알아보는 꼬마 스타다. 한 놀이공원에서 팬미팅도 했다. ‘슈퍼라임’ 영상이 인기를 끈 후 주위의 반응은 어땠을까? “라임이가 슈퍼라임 영상 이후로 어떻게 하면 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놀이터에서 직접 날아보라는 말까지 나오자 결국 “슈퍼맨 옷을 입어야 날 수 있단다”라고 둘러댔다고.
"우리 아빠는 ‘뽀통령’이에요!"
라임튜브의 강점은 딸 라임 양의 스타성도 있지만 영상을 만드는 아빠의 역량도 큰 몫을 한다. 라임튜브 장난감 리뷰 영상을 보면 인형 ‘파랑이’가 등장해 라임이와 대화를 나누는데 정체는 물론 아빠 길기홍 씨다. ‘슈퍼라임’에 등장하는 악당도 그가 연기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칫 삼천포로 빠질 수 있는 영상의 방향을 잡고 스토리를 입히는 과정이다.
앞서 말한 그래픽 효과는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재미를 느끼게 하고, 유튜버 영상이 표현해낼 수 있는 범위를 확장시킨다. 영상에 적절한 CG를 입히고 스토리의 방향을 잡는 작업은 길기홍 씨가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버블버블 마린’ 등 인기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일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유튜브에 뛰어든 계기는 밝지만은 않았다.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열심히 활동하다가 아내가 급성 신부전증에 걸리며 길 씨도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 생활과 병간호를 병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유튜브’를 알게 돼 크리에이터로서 삶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다행히 현재 아내의 병은 완쾌됐다.

"6살 라임이에게 라임튜브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아빠는 라임튜브가 아직 유치원생인 라임이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기를 바랄까?
"유튜브 크리에이터 경험이 라임이에게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장난감 리뷰나 체험을 통해서 시청자와 교감을 나누기도 하지만 부모와 함께 했던 추억을 앨범처럼 간직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또, 사람은 인생을 통틀어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라임이가 어려서부터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를 부모에게서 보고 본받으며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by 라임아빠 길기홍
기획·촬영·편집 : 조재형 기자
사진촬영 : 조재형 기자
영상 디자인 : 최민아 디자이너
ocm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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