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 효성 회장 869억 세금소송 사실상 승리
진행중 형사재판 영향 주목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1300억원대에 이르는 탈세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석래 효성그룹 전 회장(82)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세금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조 전 회장이 강남세무서장 등 48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연대납세의무자 지정 및 통지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전 회장은 증여세 641억여원, 양도소득세 223억여원, 종합소득세 4억여원 등 모두 869억여원에 대한 납부의무가 사라졌다. 다만 법원이 '과세산정이 잘못돼 부과할 금액을 다시 정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만큼 취소된 세금 가운데 상당부분이 다시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강남세무서 등은 조 전 회장이 효성그룹 임직원들 명의로 계열사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배당을 받거나 양도해 시세차익을 보며 세금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했다. 이에 조 전 회장은 2015년 3월 증여세와 종합소득세 등 897억여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조 전 회장이 모든 주식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세당국이 세금을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좌 명의자들이 별도로 통장과 도장, 비밀번호 등을 보관 및 관리했고 조 전 회장의 다른 차명계좌 주식보다 더 자주 거래된 점 등을 들어 이 같이 판결했다.
조 전 회장이 차명주식 배당을 통해 받은 무상주식을 양도해 올린 소득도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주주의 주식이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된 것은 1999년 이후로 조 전 회장의 경우 법 개정 이전에 이 주식을 취득했다는 이유다.
한편 조 전 회장은 임직원들의 차명계좌로 10년여 동안 회계사기 및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356억원을 선고받았다. 조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항소심 2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8일 오후 3시 열린다.
[email protected] 김성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