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영 사람들은 '대안'이란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백악관이 거짓말 브리핑 논란에 휩싸였다. 로이터통신이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취임식 인파를 비교하는 사진 2장을 공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오바마의 취임식장은 관중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지만 트럼프의 취임식장은 듬성듬성해 큰 차이를 보였다.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역대 최저 지지율로 출범한 인기 없는 정권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튿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가 운집했다"는 브리핑을 했다. 언론들은 거짓말 브리핑이라고 비판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그런데 거짓말 브리핑에 대한 백악관 측 해명이 더 큰 논란을 불러왔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NBC 방송에 출연, "대안적 사실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진행자가 왜 거짓말 브리핑을 했느냐고 다그치자 '대안적 팩트(facts)'라는 괴상한 용어를 들이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진영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분노의 불을 지펴 사실을 덮어버리는 전략"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포스트 트루스(post truth)'와 일맥상통한다고 분석했다. 포스트 트루스는 '감정이나 주관적 신념이 사실보다 더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말한다.
대안(代案)의 사전적 의미는 '대체 가능한 다른 방안'이다. '선택 가능한 방안들'이란 뜻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사실(fact)'과 '대안(alternative)'이란 두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