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테러위험국 7개국 국민
美비자 발급.입국 90일 금지.. 행정명령 대상국 확대 발언도
美 전역서 대규모 반대시위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극단으로 치닫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 정책에 미 전역은 물론,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서명한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저항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테러 위험국으로 지정된 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 및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이 공개되면서 미 전역에선 반대시위가 불같이 확산되고 있다. 여야, 법조, 재계, 외국 정상들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비난 여론에도 트럼프측은 강경하다.美비자 발급.입국 90일 금지.. 행정명령 대상국 확대 발언도
美 전역서 대규모 반대시위
■전국서 대규모 반대시위…정재계 비판 고조
미 국내선 하루아침에 발동된 행정명령에 수백여명이 미 공항에 억류되고 외국 공항에선 비행기 탑승이 취소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28일 국토안보부 발표에 따르면 행정명령으로 입국 거절당한 인원 109명을 포함해 총 350명 이상이 행정명령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행정명령 적용 대상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미국 영주권 소지자로 이미 오랜 시간을 미국에 거주한 이들 및 7개국 중 한 곳과 다른 국가 국적을 동시에 가진 이중국적자들도 적용 대상이 되면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해 오도 가도 못하는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이에 뉴욕 브루클린 연방 지방법원이 이들 송환을 금지하는 긴급결정을 내렸고 버지니아주, 매사추세츠주, 워싱턴주 등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잇따랐다.
15개 주와 워싱턴DC의 법무장관들도 29일 성명을 내고 반이민 행정명령이 "헌법 위반이자 불법적"이라며 "그 행정명령은 결국 법원들에 의해 폐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주),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반이민 행정명령이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척 슈머(뉴욕주)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뒤집는 입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 겸 최고법률책임자(CL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등 재계 인사들도 자사 직원들을 독려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외국 정상들도 이번 조치에 우려를 나타냈으며 행정명령 대상 7개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라크와 이란, 수단 등은 미국 대사를 통해 공식 항의했으며 미국인 입국을 거부하는 등의 보복조치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선 트럼프…강행 의지는 여전
예상보다 강경한 반응에 트럼프측은 "영주권 소지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섰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29일 "영주권 소지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행정명령 적용범위를 축소하면서도 지난 28일 미국에 입국한 32만5000명 가운데 행정명령 적용 대상자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 심문을 위해 구금한 109명 중 대부분이 이미 풀려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이 무슬림 입국 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을 언론에 돌렸다. 그는 29일 성명을 통해 "이것은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테러로부터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하는 일에 관한 것"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지 않은 무슬림이 대다수인 나라가 세계에 40개국도 넘게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언론이 잘못 보도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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