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완구시장의 주역' 자리매김
키덜트완구 '나홀로 호황'.. 대형마트, 일반완구 침체속 지난해 매출 두자릿수 증가
소장욕구에 투자가치까지
#1. 영국 일간지인 텔레그래프는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레고장난감, 금.주식보다 나은 투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주식과 금에 투자했을 경우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4.1%, 9.6% 인데 비해 레고세트는 수익률이 12%에 달했다.
#2.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판교점에 덴마크 레고그룹이 공식 인증한 국내 첫 '레고스토어'를 개장했다. 이날 개장식에서는 정식 개장(오전 10시) 전인 오전 9시 이전부터 비매품과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300여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과거 어린이들의 영역이던 완구시장에서 키덜트(아이와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가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며 완구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출산율 저하 등으로 전체 완구 시장이 정체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키덜트 완구시장은 연간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나홀로족 증가와 함께 혼자서 놀이를 즐기는 '혼놀족'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유통업체들의 '한정품 마케팅' 전략이 가세하면서 소장가치에다 투자가치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레고, 피규어 등으로 대별되는 어덜트 완구시장은 앞으로도 고속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레고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덜트완구 시장은 새로운 재테크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키덜트, 완구시장의 새 주역
1월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키덜트 완구 매출은 전년에 비해 41.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완구 매출증가율이 1.1%인 점을 감안하면 키덜트 완구가 완구산업은 물론 완구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롯데마트는 미국 대형 완구점인 '토이저러스'를 주요 점포에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키덜트 완구는 조립.프라모델, 수집용 완구, 비디오 게임, 무선 조종 완구 등 상대적으로 고가로 완구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의 경우 키덜트 완구에 이어 여아완구(25.5%)만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을 뿐 영유아완구와 교육완구는 매출신장률이 각각 6.4%, 3.9%에 그쳤고 남아완구는 8.1%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전체 완구 매출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가운데 키덜트 완구로 분류되는 취미.조립 완구는 13.2% 늘었다.
지난해 12월 백화점업계에서 최초로 완구 전문점 '레고스토어'를 유치한 현대백화점도 한달새 키덜트 완구 매출증가율이 14.8%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레고 스토어의 경우 레고 코리아 본사 운영 방침에 따라 백화점이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키덜트 시장의 성장에 따라 국내 최초로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도 편의점 업계로는 처음으로 레고 완구 14종을 판매하는 '레고미니박스' 전문 매대 운영에 들어갔다.
■소장욕구에 투자가치는 '덤'
키덜트 완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은 고가이지만 한정판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레고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9일 현대백화점 판교에 레고 스토어 오픈 이후 5일 동안 20만원 이상 구매 고객 각 100명에게 레고스토어를 본 따 만든 한정판 비매품을 증정했다"면서 "행사 기간 내내 개장 2~3시간 전부터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관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레고 관련 최대 회원수를 보유한 인터넷 카페 '브릭나라'의 경우 회원수가 총 15만명을 넘어선다. 카페 중고 제품 사고 팔기 코너에는 "71017 배트맨 무비 미피 1세트 삽니다"와 같은 글이 하루에도 5~10여건씩 매일 올라온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출시된 레고 세트인 카페 코너는 출시 당시 약 90파운드였지만 8년만에 2096파운드로 2230%나 가격이 뛰었다. 레고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레고그룹 전체 매출은 2조6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가 증가했다. 특히 최근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레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하승범(33)씨는 "국내에서도 15만원에 출시된 카페 코너제품이 2~3년 새에 가격이 2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최근들어 중국 등에서 짝퉁제품 판매 등으로 레고테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