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등 여파 소비자심리지수 더 나빠져
민간소비 둔화가 경기회복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 국책연구원으로부터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2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소비가 둔화하면서 경기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심리 악화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제조업 고용 역시 부진이 이어진 탓에 경제 전반으로 회복세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소비에 발목 잡힌 경기
이는 경제지표에서도 두드러진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한달 전(94.1)보다 떨어진 93.3을 기록했다.
제조업이 좀처럼 허리를 펴지 못하는 상황도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실제 작년 12월 제조업 취업자는 11만5000명 감소하면서 석달 연속 취업자 감소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이 회복세 양상을 띠고 있지만,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KDI는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설비투자는 반도체부문 호조로 최근 부진이 완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한 건설기성(불변)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2.8% 증가했다. 1월 수출도 작년 같은 달보다 11.2% 늘며 전달(6.4%)보다 증가율이 확대됐다.
다만 이 역시 향후 언제든지 증가폭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12월 건설기성은 여전히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11월(25.9%)보다는 증가 폭이 꺾였고, 수출 역시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나 석유화학.석유제품 등을 빼면 증가세가 견고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물가 상승, 긍정적 신호 아니다
2%를 기록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2%)는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2%대 상승률을 회복했다. 농축수산물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했고, 공업제품 가격도 석유류(8.4%)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높은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장기간 낮은 상승세에서 벗어났지만 이는 수요 회복보다는 공급측 요인 탓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것이지 계란을 사려는 이가 늘어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우리 경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탓에 '저성장, 저물가' 국면인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했다.
아울러 향후 세계 경제에 대해 KDI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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