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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지끈 원인 모를 두통 … 혈당 밸런스 유지하고 만성염증 막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9 15:42

수정 2017.02.09 15:42

지끈지끈 원인 모를 두통 … 혈당 밸런스 유지하고 만성염증 막아야
직장인 우모 씨(32·여)의 파우치 속에는 항상 두통을 완화시키는 진통제가 들어 있다. 입사한 이래로 6년째 지속되는 두통에 일상까지 무기력해질 정도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어지러워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고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는 성격에 자괴감이 든다.

우 씨는 "두통약을 매일 달고 살다시피 하다 보니 하루라도 약 없이 맑은 정신으로 지내보고 싶다"며 "최근엔 두통이 오면 턱끝이 아리고, 목과 등 주변까지 단단해지는 것 같아 한방병원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현대인은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두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잖다.

두통 증상이 한두 번 나타났다 사라지지 않고 만성화돼 습관처럼 나타나는 '만성두통'에 시달리는 환자도 상당수다. 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렵고 진통제를 먹어도 일시적으로 호전될 뿐 재발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은 두통을 '신경성'으로 여겨 치료를 하기 보다는 진통제, 휴식 등 일시적인 호전에 의지하기 마련이다.

고은상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은 9일 "만성 두통은 대개 목, 턱관절, 두 개부 혈관 등 머리 주변 구조물의 긴장이나 자극에 의해 유발된다"며 "뇌기능 유지에 필요한 혈당 및 산소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뇌 실질 자체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이때는 통증보다 머리가 무겁고 맑지 못하며, 시야가 침침한 듯 흐려 마치 안개가 낀 느낌을 받는데, 이를 '두중'(brain fog)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대한두통학회는 만성 편두통 환자의 73%가 제대로 된 치료 대신 진통제를 과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두통은 대개 '뇌 자체'가 아닌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혈관, 두개골, 근육 등 주변 구조물에서 발생한다. 인체의 모든 감각을 수용하고 통합하는 뇌에는 정작 통각을 인지하는 수용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뇌 주변 구조물에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으로는 △외상 및 긴장에 의한 물리적 자극 △염증반응에 의한 화학적 자극 등이다.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수막염, 종양 등 뇌 자체에 병변이 생겨 나타나는 두통은 응급질환으로 즉각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성두통의 경우 대개 응급처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완화될 수 있다.

고 원장은 "수면부족, 잦은 음주, 좋지 못한 식습관, 좌식 생활습관, 운동부족 등은 혈당 밸런스를 깨뜨리고 염증반응을 유도, 두중감을 만들고 만성 두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두통과 두중의 원인인 만성 염증은 음식, 공기 등 환경 요인과,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같은 생활 요인에 의해 유발되고 유지되는게 일반적이다. 특히 장은 면역세포와 반응이 집중된 곳으로 적절하지 못한 음식으로 장에 염증반응이 나타나면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염증성 신호 물질들이 흡수된다. 이들 물질은 혈류를 타고 순환하다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여 뇌에 염증자극을 유발하게 된다. 이럴 경우 체질별로 맞춤 탕약을 처방해 치료할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환자가 스스로에게 맞는 음식을 선별하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평소 정제된 당분 섭취를 자제하고, 채소·견과류·소량의 육류 등 두통에 좋은 음식이 포함된 영양 식단을 소량씩 자주 섭취하는 게 유리하다. 특정 음식을 먹은 뒤 두통, 피로감, 두중감, 시야불명, 집중력 저하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면 해당 음식은 피해야 한다.

턱관절장애도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 신경, 뇌혈류, 근육 등에 악영향이 미치는데 이때 두통·이명·어깨통증·목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턱관절장애로 인한 두통은 턱관절과 두개골, 경추, 척추 등 신체의 전반적인 균형을 바로잡는 교정치료가 도움이 된다. 체형 구조가 바로잡히면 신경, 혈관, 근육 등에 가해졌던 자극이 해소될 수 있다.

고 원장은 "두통 치료는 물리적·화학적·정신적 측면 등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에 비틀림을 야기하는 턱관절·두개골·상부 경추 등 관련 구조물들을 정렬하고 이완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통해 이를 개선하고, 교정운동을 병행해 교정된 상태를 지속시킨다"며 "호흡, 보행, 자세는 반복적인 물리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므로 올바른 자세를 습관화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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