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간 3조3000억원의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구제역 발생 빈도가 더 잦아지면서 정부의 방역체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부실접종 의혹 등 농민의 '도덕성 부재'를 문제 삼고 있지만, 축산농가들은 정부가 농민 탓만 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구제역 방역인력 부족 시 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초기 방역은 실패했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16년간 3조3192억 투입…방역은 '제자리'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총 8차례다. 지난해까지 살처분 보상금, 수매, 소독 등에 쓴 나랏돈은 3조3127억원에 달한다.
현재 정부는 소 50마리 이하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에는 정부가 백신을 100% 지원한다. 반면 그 이상 규모의 전업농에는 50%만 지원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하락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방역당국이 부실접종 의혹 등 농가의 '도덕성 부재'를 문제 삼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백신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은 모럴해저드가 있었다"며 "백신 접종을 하면 소가 유산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말했다. 결국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은 농가에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백신접종을 제때 하지 않거나 신고를 늦게 하는 등 질병 발생에 대한 농가의 책임에 따라 일정 비율로 감액, 한 푼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발생농가의 경우 최대 80%까지 살처분 보상비를 지급한다.
축산단체들은 당국이 접종법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백신 접종을 전적으로 축산농가에 맡긴 후 사후관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랐다고 주장했지만 전체 사육마릿수와 관계없이 농가당 소 1마리만 표본검사해 항체형성률을 발표했다. 또 당국이 백신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축사 소독 등 차단방역에 안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 13개 농장 825마리 살처분…"방역인력 부족시 軍 투입"
조류인플루엔자(AI)에 구제역까지 확산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부랴부랴 방역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구제역.AI 일일점검회의에 참석,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경우 군 투입을 해야 할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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