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위스 법인세 감면 부결.. 다국적기업 유치정책 제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3 18:57

수정 2017.02.13 18:57

국민투표서 59.1% 반대.. 교역국들과의 약속 무산돼
무역보복 가능성 제기
법인세율 인하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스위스의 세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이날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59.1% 반대로 부결됐다.

부결된 세법 개정안은 26개 주정부(칸톤)가 지금처럼 서로 낮은 세율을 제시해 기업들을 유인할 수 있도록 계속 허용하는 한편 다국적 기업과 국내 기업간 차별을 없애 동일 세율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세법을 국제 기준에 맞추되 다국적 기업들의 갑작스런 세율 인상을 피하기 위해 국내 기업과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도록 한다는게 골자였다.

연방정부와 각 칸톤은 또 일반 법인세율을 24%에서 13.5%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중이었지만 국민투표 부결로 모든 계획이 잠정 중단됐다.

이날 부결로 베른 연방정부와 각 칸톤은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특히 세법이 어떻게 개정될지 불확실해짐에 따라 스위스 경제의 동력 역할을 했던 다국적 기업들이 발을 뺄 우려도 높아지게 됐다.

무역보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법 특혜를 없애겠다고 했던 주요 교역국가들에 대한 약속이 휴지조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우엘리 마우레어 재무장관(사진)은 국민투표 부결은 2019년까지 특혜조항을 없애겠다는 약속이 더 이상 충족되지 못하게 됨을 뜻하는 것이라면서 국민투표 부결로 불거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스위스에서 철수할 수도 있고, 스위스 진출 계획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마우레어 장관은 스위스가 각국간 치열한 세율 경쟁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부결로 인해 정부의 수정 세법 개정안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후 의회 승인 절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기업가 단체인 스위스멤도 '거대한 불안정성'이 만들어졌다면서 부결된 개정 세법은 스위스의 국가 경쟁력을 보존하기 위해 '시급히 필요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스위스는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다른 나라들의 보복을 부를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으며 시민들의 찬성을 독려했지만 반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통과 가능성도 높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기득권에 반대하는 정서가 스위스에서도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세법 개정안은 스위스 상.하 양원에서 모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주로 좌파가 반대해왔다.

다국적기업이 2차 대전 이후 스위스 경제를 끌어올린 동력이었기 때문에 관련 세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였다.
내국 기업과 다국적 기업간 차별을 없애고, 지금처럼 각 칸톤이 낮은 세율로 서로 경쟁해가며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는게 경제 발전에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