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1차 청구 때와 달라진 점은?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재청구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데는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에 제공한 돈과 박근혜 대통령 직무와의 관련성, 대가 관계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승계 전반 의혹 수사범위 확대
법원은 지난달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첫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주된 영장 기각 사유로 설명했다. 뇌물죄 등 주요 혐의를 소명하기에는 수사가 미흡했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었다.

이를 근거로 특검은 한달 간 이 부회장의 혐의 소명을 보강하기 위한 추가 수사를 벌였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 수뇌부를 소환조사한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를 압수수색한 특검은 최씨 지원을 위한 자금 집행을 정상적인 컨설팅 계약 형태로 꾸민 행위가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영장청구에 추가했다.

삼성전자가 승마 선수 육성을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씨가 세운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13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이 가운데 일부를 송금하는 데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고 본 것이다. 종전에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형),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3가지였다.

특검은 공정위를 압수수색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경영권 승계 전반을 두고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큰 범위, 긴 맥락에서 '주고받기'를 시도했다는 정황을 부각했다.

특검은 첫 구속영장 청구 때는 삼성과 최씨,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최씨 지원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재청구 때는 공정위가 삼성그룹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내놓은 판단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는 등 의혹의 시야를 넓힌 것이다.

특검은 보강수사 기간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도록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공정위가 결론을 내렸다가 청와대 측 압력으로 500만 주로 줄였다는 의혹을 파고들었다. 이 부회장 측은 최씨 일가 지원이 박 대통령의 사실상 강요에 따른 것이며 '피해자'라고 항변해왔다.

■삼성 수사 일단락, 최지성 등은 불구속 기소할 듯
하지만 법원은 간혹 강요로 볼 행위가 있었더라도 큰 틀에서는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대가로 최씨에게 돈을 준 것으로 봐야 한다는 특검 측 판단을 일단 받아들였다. 그러나 양측이 기본적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는 대신 강요의 피해자냐 뇌물죄의 공범이냐를 놓고 치열한 법리다툼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실체적 판단은 본안 재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한편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한만큼 삼성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최 실장 등은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이 이 부회장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다른 삼성 피의자를 범죄 행위자가 아닌 단순히 지시를 받고 움직인 심부름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른 삼성 임원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조상희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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