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광산업체들, 흑자 전환…트럼프 우려로 전망은 불확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22 04:27

수정 2017.02.22 04:27

세계 주요 광산업체들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후반 중국의 수요 증가와 생산 감축이 맞물려 광물 가격이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몰고온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빌리턴을 비롯한 주요 광산업체들이 모처럼 흑자를 기록했다.

BHP는 이날 지난해 하반기 32억달러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57억달러 적자에서 기록적인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15년 56억달러 적자를 봤던 세계 5위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도 이날 지난해 16억달러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리오 틴토 역시 2주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6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의 8억6600만달러 손실을 만회했다고 밝힌 바 있다.

23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 역시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상밖의 갑작스런 흑자전환은 중국의 수요 증가 덕택이다.

지난해 중국의 생산이 줄어들고, 수요는 늘면서 석탄, 철광석 가격이 뛴 것이 광산업체들의 수지개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광물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중국의 수요가 증가세를 이어가 값을 계속 끌어올린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몰고오고 있는 무역전쟁 먹구름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앵글로 최고경영자(CEO) 마크 쿠티파니는 이날 기자들과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같은 석탄, 철광석 "가격 흐름이 장기적으로도 유지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관했다.

BHP의 앤드루 매킨지 CEO도 기자들을 만나 중국의 경기부양 축소와 새로운 광물 공급선이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정치적 불안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3월 네덜란드 총선을 시작으로 프랑스 대통령 선거, 독일 총선 등 올해 잇달아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유럽 주요 선거 일정이 광물가격을 불안하게 만들 것으로 광산업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가 무역전쟁을 불러 일으키면 세계 성장둔화와 이에따른 상품수요 둔화를 부를게 뻔하다.

BHP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이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업의 자신감을 압박하고,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미국에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킨지 CEO는 "무역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불확실한 전망때문에 광산업체들은 막대한 순익을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으로 돌리고 있다.

리오는 배당을 확대하고 5억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고, BHP는 배당을 2배로 늘렸다.
앵글로도 지난해에는 배당을 줄였지만 올해는 순익에 기초해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비관 전망 한 편에서는 트럼프가 대선공약으로 내건 1조달러 인프라 확대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기도 하다.


글렌코어 US의 아이번 글래슨버그 CEO는 1조달러 인프라 확대 프로그램이 자사 생산품, 특히 구리 수요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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