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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출금 연장 없이 이첩.. 검찰도 연장 필요성 못느껴
유효기간 끝나는대로 해제.. SK·롯데그룹 ‘안도의 한숨’
막혔던 중국사업부터 챙길듯
유효기간 끝나는대로 해제.. SK·롯데그룹 ‘안도의 한숨’
막혔던 중국사업부터 챙길듯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특검 수사를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가 다음 주께 풀릴 전망이다. 출국금지는 매달 기한을 연장해야 하지만 특검이 이들 총수에 대한 출국금지 연장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검찰에 관련 사건을 넘겼고, 검찰도 연장할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檢 "출금연장 필요 못 느껴"
7일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동빈.최태원 회장 등에 대한 출국금지를 연장할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 관계자도 "총수들에 대해 추가적인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관련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출국금지는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아 법무부 장관이 내리며 유효기간은 한달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사건과 관련해 삼성과 롯데, SK 총수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특검은 대기업 회장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한두 차례 연장했지만 2월 중순 이후에는 추가 연장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출입국 관련 조치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는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 회장은 지난해 비자금사건 수사 과정에서 출국금지됐지만 불구속 결정이 나오면서 해제됐고, 이후 공판 과정에서도 성실한 모습을 보여 추가 출국금지를 당하지 않았다.
■롯데 "급한 불부터…"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의 출국금지 조치가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아직 법무부로부터 공식 통보가 없었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산적한 경영현안이 많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출국금지 조치로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경영공백 상태가 장기간 지속돼 왔다. 또 최근 수년간 해외출장을 통해 각국 국가원수와 글로벌 기업인을 만나 사업구상을 공유하는 글로벌 경영 행보도 전면 중단됐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국 방문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 중국이 가장 민감할 때"라면서 "사태의 진전을 살펴본 뒤 협상의 여지가 생겼다고 판단될 시점에 중국 계열사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중국 당국의 잇따른 사드관련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마트 등 현지에 진출한 계열사 23곳이 사소한 위반사항을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했고, 롯데 제품을 쌓아놓고 중장비로 파쇄하는 등 과격한 불매운동도 중국 각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SK "글로벌 경영 숨통"
최태원 회장의 출국금지가 장기화된 SK도 중국 등 글로벌 경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당장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 사드 이슈 등으로 경직된 중국 사업에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70일이 넘도록 최 회장의 발이 묶이면서 글로벌 사업이 차질을 빚어왔다.
무엇보다 삐걱거림이 감지되고 있는 중국쪽 대형 프로젝트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는 '차이나 인사이더'를 표방하며 중국사업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해외경영을 벌여왔다. 그러나 중국 국영 석유화학사인 시노펙과의 부탄디올 합작사업이 지난해 말 돌연 취소되고,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한 화학사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도 스위스 기업에 밀리는 등 난항을 겪었다. 또 베이징자동차 등과 합작 추진 중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가 장기간 공을 들인 중국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 회장의 부재가 아쉬웠던 게 사실"이라며 "중국 정부 등과 오랜 네트워크를 유지해온 최 회장이 자유로운 신분이 되면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이승환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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