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하나금융그룹 본점 1층 로비에는 자그마한 '열린 도서관'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공간에는 800권가량의 책이 꽂혀있다. 매월 10~20권의 신간이 채워져 원하는 임직원은 누구나 가져다 읽고 공유할 수 있는 곳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룹 내에서는 아이디어.전략 교류가 일어나는 거대한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후 줄곧 감명깊게 읽은 책을 도서관에 비치해 왔다.
'열린 도서관'을 관리하는 심우창 하나금융그룹 기업문화팀장(사진)은 "회장 추천도서를 보면 요즘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지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며 "그런 소통이 업무에도 적용돼 신상품.서비스 개발, 프로세스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더 큰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하나금융은 교보문고와 협의를 통해 온라인 상에 전자도서를 제공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열었다. 외환.하나은행 통합 이후 그룹의 규모가 커지자 본점 직원뿐 아니라 영업점 직원까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심 팀장은 "분기마다 1000만원 규모의 신규 전자서적을 구매해 신간을 채워넣고 있다"며 "미국 세인트존스대학교에서 추천한 필독 고전 100권도 구비하고, 추석이나 설 명절에는 추천도서 목록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7월 완공되는 KEB하나은행 신사옥에는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도서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사옥 2층에 카페와 함께 '열린 도서관'을 만들고, 일반 손님들에게 자유롭게 커피와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임직원을 위한 스마트 도서관도 기획 중이다.
신 팀장은 "새로 만드는 '열린 도서관'은 테이블도 비치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책도 보고 자신의 업무도 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며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양도 쌓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근 김 회장의 추천 도서를 묻자 그는 '오가닉 비즈니스' '볼드' '그로스 해킹' '지적자본론'을 꼽았다. 모두 미래 산업, 새로운 경영 전략에 초점을 맞춘 도서다.
"책을 통해 소통을 하다보면, 단순히 숫자와 지시로 나열하는 것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CEO의 경영 마인드와 그룹의 전략 방향을 더욱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도서관을 그룹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채널로, 신성장 동력을 키워내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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