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문재인 일자리 공약, 더 다듬어야
예산으로 공무원 늘려서야.. 시장 원리 거슬러선 안 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자리 '혁명'을 말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캠프 일자리위원회 출범식에서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재차 강조했다. 여기서 81만개 일자리가 나온다. 추가로 노동시간을 줄이면 민간부문에서 일자리 50만개가 생긴다. 둘을 합하면 131만개다. 문 전 대표는 곧 실시될 대선에서 이기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를 공약하면서 '혁명'을 말하는 발상이 놀랍다. 일자리는 혁명이 아니라 경제다.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시장이 만든다. 비정규직을 보라. 정치권이 제 아무리 용을 써도 시장에서 안 되면 안 되는 거다. 일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선거용 일자리 공약은 구두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중순 처음 일자리 공약을 내놨다. 이번처럼 131만개를 약속했다. 그러자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81만개 일자리 공약이 월 50만원짜리 공공알바(아르바이트생)만 양산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손학규 국민의당 대선주자는 5년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인력 11만명을 줄이겠다며 문 전 대표와 거꾸로 갔다.
문 전 대표는 내부 비판에도 직면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정부가 세금과 재정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임시방편"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문재인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된 송영길 의원마저 "예산과 세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누가 못하느냐. 기업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 속에서 취약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에서 나온 비판이야 듣고 흘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내부 비판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는 원래 공약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또 내놨다.
민간 일자리 50만개도 허상이다. 노사가 주 52시간 법정 노동시간을 지키면 그만한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인데 비현실적이다. 노조는 임금을 깎지 않고 노동시간만 줄이자고 한다. 기업은 이런 억지를 받아들일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문 전 대표가 일자리 창출에 진정 뜻이 있다면 강성 정규직 노조부터 설득해야 한다. 불행히도 우리는 문 전 대표가 노조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공공부문은 세금을 내는 일자리가 아니라 세금을 쓰는 일자리다. 일자리가 는 만큼 규제도 는다. 길 가는 사람을 막고 물어보라. 지금 대한민국에 공무원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일자리 131만개 공약은 20~30대를 겨냥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다.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설사 공약을 이행해도 문제다. 우리는 문 전 대표가 일자리 공약을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가다듬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