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슈분석] 美 10년간의 경기부양 막내린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6 17:41

수정 2017.03.16 21:41

美 기준금리 0.25%P 인상.. 올 두차례 추가인상 예고
中 사드보복 등 악재 겹쳐 우리 경제는 '빨간불'
[이슈분석] 美 10년간의 경기부양 막내린다

긴장했던 시장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0.75~1.0%로 올랐다.

연준은 그러나 시장을 다독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만큼 공격적으로 금리인상 고삐를 죄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덕분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0.7%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책기조 변경 선언…"그래도 급격한 변화는 없다"

연준은 이날 금리인상을 통해 미 통화정책 무게중심이 경기부양에서 완만한 긴축으로 이동했음을 선언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지속된 경기부양이 끝나가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애머스트피어폰트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의 통화정책이 지금부터는 이전과 다른 패러다임에 따라 움직이게 됐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와 내년 각각 3차례 0.25%포인트씩 금리인상이 있을 것임도 예고했다. 2019년이 되면 장기 금리 목표치인 3%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티즌은행의 글로벌시장 책임자 토니 베디키언은 연준이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함으로써 '다소 온건한 인상'을 선언했다면서 이게 바로 주식시장이 상승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배경은 경제 자신감

연준의 정책기조 전환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옐런 의장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잘 하고 있다는 게 핵심 메시지"라면서 "연준은 미 경제의 활기참과 충격에 대한 내성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전망치들은 옐런의 지적대로 미 경제가 탄탄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로 지난해 12월 전망과 다르지 않았다. 또 내년 2.1%, 후년에는 1.9% 성장한 뒤 장기적으로 연평균 1.8% 성장세에 안착할 것으로 연준은 예상했다.

실업률 전망은 경기과열을 걱정할 정도다. 3년 뒤 실업률은 4.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전망도 좋다. 올해 말 1.9%로 오른 뒤 내년에는 연준 정책 목표치인 2%를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경제는 겹악재로 비상등

한국 경제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에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겹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잠재리스크는 하나둘씩 현실화되는 추세다. 특히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계부채를 폭발시킬 수 있는 휘발성을 갖고 있다. 미 금리인상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외국인투자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한국은행역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은 본격적인 시장금리(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대출이자가 높아지면 가계는 자연스럽게 소비를 줄이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극심한 내수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현재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은 금리가 본격 상승할 경우 최근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제2금융권이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보고 현장점검과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선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이병철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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