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혼란스러웠던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앞 아침...지지자 "고영태부터 수사" 외치기도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1 10:48

수정 2017.03.21 10:48

12일 이후 이어진 집회에 예민해진 주민들
혼란스러웠던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앞 아침...지지자 "고영태부터 수사" 외치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21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은 혼란했다. 아침부터 몰려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취재진, 그리고 이를 통제하려는 경찰들이 뒤엉키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억울하다고 소리치거나 자택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넘기도 했다. 혼란함이 이어지면서 동네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몰려든 지지자들, 혼란했던 아침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은 간장감이 흘렀다. 그리고 경호원 등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 전 대통령의 미용을 담당하는 토니앤가이 정송주 원장과 정매주 자매는 평소보다 20분 이른 오전 7시10분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영선 경호관도 이른 시간인 오전 7시40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분주한 움직임 가운데 태극기과 성조기 등을 손에 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8시께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모인 지지자들은 약 100여명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지지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지지자들은 손글씨로 '고영태부터 수사하라'고 적은 도화지를 든 채 박 전 대통령은 억울하다고 소리쳤다. 또 박 전 대통령 자택 벽에는 장미꽃과 함께 '헌정질서 파괴자들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다' 등이라고 적은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에는 "빼앗긴 헌법 84조, 주권자인 국민이 되찾겠다. 자유대한민국 국민일동"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헌법 84조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인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시간이 다가오면서 지지자들의 외침은 더욱 커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자택 앞 도로에 드러눕거나 주저앉아 경찰이 조치나 나서기도 했다.

9시15분께 박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서 아무런 말없이 차를 타고 검찰로 이동했다. 차량에 올라타기 전 잠깐 얼굴을 비춘 박 전 대통령은 옷은 검은색 바지정장 차림을 했다. 이동하면서 차량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손을 흔다는 박 전 대통령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헌재 탄핵 선고 당시 이정미 재판관이 술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술을 마시고 탄핵한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혼란에 예민해진 주민들
혼란함이 이어지면서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서 사는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그동안 동네 주민들은 몰려든 지지자들과 취재진들 때문에 통행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이고 고성과 욕성 등으로 불편함이 컸다. 또 인근에 주정차 된 차량이 늘면서 주차 공간을 높고 종종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2일 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복귀한 이후 이 같은 혼란이 매일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상당히 예민해진 상태였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시간이 학생들의 등교 시간과 겹쳐 인근 삼릉초등학교 학부모들의 걱정이 컸다. 삼릉초등학교의 통학로가 박 전 대통령의 자택 바로 앞을 지나다보니 그동안 초등생 안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학부모들은 등교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학생들을 등교시키거나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인근에 경력 12개 중대(960명)를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 지역 주민은 "대통령 취임해서 환송 받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안타깝다. 이제 성실하게 조사 받고 나라도 안정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며칠 동네가 소란스러웠다.
수사가 제대로 진행돼서 합당한 처벌을 받고 의혹도 다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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