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톡] 자전거 공유경제에 밀린 中 삼륜차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3 17:23

수정 2017.03.23 17:23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태국 여행을 가면 삼륜차인 '툭툭'을 타봐야 관광의 묘미를 느낀다. 중국 관광에서도 '삼륜차'를 경험해야 현지의 맛을 안다.

삼륜차는 중국 서민의 고달픈 삶을 대변한다. 삼륜차는 외국인 관점에선 신기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생계를 연명해야 하는 서민의 돈벌이 수단이자 교통비를 아끼려는 일반 서민들의 발과 같다. 중국 항저우에서 태어난 마윈 알리바바닷컴 회장도 가난한 어린시절 삼륜차 운전으로 생계를 연명했다.


이러한 추억의 명물인 삼륜차의 운명도 위기를 맞고 있다. 급속히 변하는 시장과 제도 앞에 지속가능한 산업은 없다는 명제가 삼륜차에도 적용되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중국 베이징 시내에 난립했던 삼륜차들의 모습이 점점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안전 문제와 급속한 시장 변화가 삼륜차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우선 안전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오토바이크나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삼륜차가 정상영업을 하려면 정식으로 번호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내 운행 중인 상당수 삼륜차는 불법영업이다. 심지어 음주운전, 무면허운전에다 사고에 따른 탑승자 사망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정부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리저리 규제를 피해 운행하는 삼륜차가 많지만 시장 변화의 힘 앞에선 속수무책인 모양이다. 삼륜차 역할을 대신한 강력한 대체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주요 도시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자전거공유 서비스가 삼륜차 시장을 덮치고 있다. 집에서 지하철까지 거리가 일반적으로 먼 중국 도시의 특성상 삼륜차가 집과 지하철 간 거리 운송을 맡아왔다.

그러나 최근 자전거공유 서비스가 급속 팽창하면서 삼륜차가 맡아왔던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4차 산업혁명의 바람 앞에 삼륜차 시장도 맥없이 흔들리게 됐다. 삼륜차 탑승가격이 5위안대에서 흥정이 벌어지는 반면 공유자전거는 1위안대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앞으로 삼륜차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삼륜차 시장은 2000년 중반대까지는 주로 유명관광지에서 관광용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어 도시개발과 지하철 구간 확장에 따라 교통수단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와 시장 변화라는 두 가지 압박에 놓인 삼륜차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삼륜차가 앞으로 전기차로 변신을 거듭해 물류운송수단으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택배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볍고 적당한 크기의 삼륜차가 전기차로 둔갑해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유명관광명소를 중심으로 추억의 명물인 삼륜차의 생존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민의 삶을 담고 시내를 질주하는 교통수단용 삼륜차는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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