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Strength(강점) 40여년 경제 다룬 KDI 출신, 합리적 보수로 진보층에 어필
Weakness(약점) 차가운 이미지로 소통에 약점, 세력 없고 낮은 지지율도 변수
Opportunity(기회) 친박계 영향력 약해질땐 기회, 소신의 정치 TK서 통할 수도
Threat(위협) 朴 구속땐 ‘배신의 정치’ 비판, 한국당과 단일화땐 흡수 우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8일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등 각당의 본선 대진표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5.9 대선까지 물리적 시한이 얼마 남지 않다 보니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공약, 비전, 장단점 등을 파악할 겨를이 없다. 후보들이 산발적으로 다양한 정책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복잡할 뿐 제대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독자들로 하여금 후보자 간 비교우위나 정책적 변별력 확보 등을 위해 후보의 이미지나 콘텐츠,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들을 정치전문가 그룹을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해봤다.
Strength(강점) 40여년 경제 다룬 KDI 출신, 합리적 보수로 진보층에 어필
Weakness(약점) 차가운 이미지로 소통에 약점, 세력 없고 낮은 지지율도 변수
Opportunity(기회) 친박계 영향력 약해질땐 기회, 소신의 정치 TK서 통할 수도
Threat(위협) 朴 구속땐 ‘배신의 정치’ 비판, 한국당과 단일화땐 흡수 우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에 적용될 주요 키워드는 '경제전문가' '배신자' 'TK적자' '박근혜, 홍준표' 등으로 좁혀진다.
유 후보의 경우 뚜렷한 강점과 달리 산적한 약점과 위협이 도사리고 있고 기회요인이 비교적 적다는 점에서 향후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유 후보는 준비된 경제전문가라는 요소 외에도 합리적 보수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것은 강점(S)으로 부각된다.
그러나 여전히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채 나타나는 엘리트 이미지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지 못하게 하는 약점(W)이자 장벽이다. 유 후보가 직접 언급했듯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세력들이 씌워놓은 올가미'인 배신자 이미지는 전통 보수층의 지지까지 막는 데 한몫하고 있다.
콘텐츠 있는 후보로서 새로운 TK(대구·경북)의 적자가 될 것이란 기회(O) 요소가 있지만 이번 대선 국면에서 최종 승자가 될 기회는 없을 것이란 냉정한 평가도 상존한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부각 외에도 낮은 지지율로 인한 연대과정에서의 중도하차 가능성은 유 후보에겐 주요 위협(Threat)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국내 정치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강점(S)과 약점(W), 기회(O)와 위협(T) 요인을 규정해 이를 토대로 유 후보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분석해봤다.
■강점(S)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유 후보의 강점을 경제전문가로 꼽는다. 개혁적 정치인 이미지 또한 그의 강점이란 평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40년 가까이 경제학을 공부한 유 후보에게 경제전문가 가치는 여타 후보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대부분의 후보들은 다른 이들이 만들어준 공약을 읽는 느낌이 강하지만, 유 후보의 경우 자신이 직접 만들고 실현할 방안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며 "유 후보의 경제정책만큼은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구기관에서 경제를 다룬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이라면서도 "본인이 국방위원장 등 경험으로 확고한 안보관을 보유하면서 보수이지만 합리적 이미지로 젊은층에 비토가 적다"고 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경제전문가라는 것이 강점이다. 본인이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성을 갖춘 합리적인 보수 이미지로 외연을 넓혔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라는 진단이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고 있으니까 그런 점이 보수진영에 새롭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고 정군기 홍익대 교수도 "개혁적 정치인의 이미지와 경제전문가로서의 장점이 있다"고 평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기존 보수후보보다는 외연이 넓어졌다"며 "보수층의 관심뿐 아니라 중도나 일부 진보층에도 관심받는 후보가 됐다. 통상적인 보수후보의 개념을 깨뜨리는 후보"라고 말했다.
■약점(W)
엘리트 경제전문가 이미지가 강점이라면 이에 따른 차가운 이미지, 소통이 어려울 것이란 이미지는 약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고착화된 '배신자' 이미지에 개혁 성향에 따른 정체성 혼돈까지 겹치면서 구현되는 낮은 지지율은 또 다른 약점이란 지적이다. 최진 소장은 "국민들과 공감대를 느끼고 친근감을 느껴야 하는데 그게 없어 보인다"며 "학자 이미지가 강해 대중정치인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인 분위기이지만 차가운 느낌을 주고 있어 대선 국면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모든 후보가 그렇지만 자신이 갖는 하나의 이미지가 장점과 단점으로 동시에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신율 교수는 "너무 낮은 지지율이 약점이다. 그 지지율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배신자 이미지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회복하기 어렵다. 포용성이 낮아 보이고 소통이 잘 안된다는 이미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군기 교수는 "보수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이 혼재돼 있다. 중복지, 사회경제주의 등 진보에 가까운 정책으로 스스로 정통 보수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있다"며 "바른정당의 정체성과 함께 약점으로 꼽힌다"고 진단했다.
윤희웅 센터장은 "보수정권 심판 기류이기 때문에 유 후보가 가진 장점이 겉으로 물씬 드러나기 어려운 선거 환경이 가장 약점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유 후보는 정치인이 가져야 할 세력과 조직이 없다. 그게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기회(O)
기회요인이 없을 것이란 냉정한 평가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도진영으로의 외연확장 가능성이 있고 TK 기반의 용기 있는 지도자로 부각될 여지가 있다는 점은 기회요인이란 설명이다.
신율 교수는 "사실 지금은 거의 기회요인이 없다"고 말했고 유용화 교수도 "기회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유 교수는 "자유한국당의 친박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해진다는 것이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K 출신인 유 후보가 TK에서 많은 지지를 못 얻고 있지만 향후 TK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 후보도 28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예방한 자리에서 TK 민심과 관련, " 굉장히 입을 다물고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진 소장은 "TK는 언제나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며 "TK 적자가 없기 때문에 선거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TK 유권자들이 본인들의 지역에서 큰 정치인을 밀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TK 기반 보수 정치인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과의 맞대결로 용기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얻었다"며 "소신있는 정치를 했다는 이미지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군기 교수는 "정책과 개혁성 등 국민의당을 비롯한 중도진영과의 확장성이 가장 강하다는 점이 기회"라고 평했다. 박상철 교수는 "홍준표, 즉 자유한국당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일때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동시에 위협요인은 그 반대다.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한국당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먹혀버리는 경우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협(T)
유 후보에게 위협이 될 만한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기에 실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유 후보로선 배신자 프레임에 깊숙이 빠지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낮은 지지율 또한 유 후보에겐 약점을 넘어 위협요소가 된다는 분석이다. 현재와 같은 지지율로 단일화를 시도할 경우 소멸해버릴 수 있다는 우려와 완주를 한다 해도 보수층의 분열을 야기했다는 비판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유 후보 스스로 판세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 위협이란 지적이다.
신율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유 후보의 배신자 이미지가 더 강해진다"며 "홍준표 경남지사의 부각으로 단일화를 추진해도 사실상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본인이 끝까지 간다고 해도 가능성은 없는 후보가 분열만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군기 교수는 "자유한국당과의 화해가 힘들 경우 자칫 공중에서 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윤희웅 센터장도 "강성 보수층에 외면받는 상황에서 보수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경우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진 소장은 "단일화를 진행하면 결국 중간에 (유 후보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지후보가 당선되지 않아도 자신의 지지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데, 바른정당에서 연대 얘기가 많이 나와 유권자들의 신뢰감을 저하시켰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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