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톡] 중국 공무원의 두 얼굴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17:31

수정 2017.03.30 17:31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공무원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은 불통 이미지다. 정년까지 보장되는 '황금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직종이 민원인에 군림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더구나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까지 겹치면서 한국인들의 중국 공무원에 대한 선입견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중국 공무원 내부에도 적잖은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최근 중국 관공서를 이용한 외국인 A씨와 B씨의 사례를 보자. A씨는 학생비자 발급신청을 위해 베이징 공안국 출입경관리처에 들렀다가 곤욕을 치렀다. 비자발급 서류 미비와 신청기간 만료가 임박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마음고생을 했다.
신청을 포기하고 돌아와 다음 날 다른 공무원에게 재신청을 했는데 탄력적 행정절차를 통해 원활히 비자신청을 마칠 수 있었다. 하루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간 기분이었다.

B씨는 자녀 입학에 필요한 공증서를 받기 위해 해당 기관을 방문했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을 찾아 공증서 신청을 시도했지만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서류가 맞지 않다는 일방적 지적사항만 받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음 날 지인의 소개로 베이징 시내에 위치한 다른 기관을 방문한 B씨는 담당 공무원의 과도한(?) 친절에 입이 떡 벌어졌다. B씨가 준비해온 서류의 오탈자를 직접 찾아내 인쇄작업까지 스스로 처리해줬다. 심지어 마침 근무교대 시간이 됐지만 인수인계를 받은 다른 동료 공무원의 발급업무를 옆에서 지켜보며 마지막까지 지원하는 모습에 B씨는 감탄했다.

중국 공무원의 상반된 서비스는 업무처리 매뉴얼 확보 여부와 민원처리 중심의 공무원 마인드에서 찾을 수 있다. 공무 관련 서비스가 다양한 점을 감안해 맞춤형 매뉴얼을 갖추지 못한 경우 공무원이 일반적 행정절차를 들이대면서 오해를 낳는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군림한다는 행정편의주의를 깼느냐 여부에서 서비스 만족도가 갈린다.

사실 중국 공무원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황금밥통이라지만 박봉인 탓에 민간기업을 선호하는 흐름이 있다. 생활이 여의치 않아 부패 공무원들이 득세해 정부가 대대적 부패척결에 나선 점도 공무원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그럼에도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안정된 직장을 찾기 위해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중국 공무원 사회에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외국인이 처음 마주하게 되는 중국 공무원 서비스를 개선하는 건 중국 대외이미지 전환을 위해 중요하다.
A씨와 B씨의 사례처럼 친절한 공무원을 만난다는 게 그날 운에 따라 복불복으로 되는 건 모두에게 불행이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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