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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색칠 김도영 선생'이라는 특별한 애칭을 갖고 있는 벽화 봉사의 달인이 있다. 반도체 패턴을 웨이퍼에 새기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엔지니어인 김도영 차장(사진). 화성 궁평항 유원지, 태안 서부시장, 용인 신갈초등학교, 보훈원, 삼성서울병원 아동 병실, 전주 한옥마을 등 전국 150여곳에 그의 손길이 닿았다.
그의 벽화 봉사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임직원 해외봉사단원으로 참여해 베트남에서 처음 벽화 활동을 접하게 되었다. 학창시절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그는 이를 계기로 벽화 봉사의 매력에 빠졌다.
김 차장은 벽화뿐 아니라 빵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제빵 봉사, 요양원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드리는 이발 봉사, 난치병 아동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소원별 희망천사 활동, 대학생 및 중·고생 멘토링 활동 등 매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말 하루 10시간을 투자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어둡고 지저분했던 곳이 봉사팀의 손길로 환해지고 다가가고 싶은 곳으로 변화돼 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주말을 기다린다. 벽화를 그리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열정을 함께 나누는 것도 큰 활력소가 됐다.
김 차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으로 '당진 재래시장 벽화 지원 활동'을 떠올렸다. 당시 화재로 인해 시장의 한 점포 내부가 완전히 타버렸다. 당초 시장 입구와 보행로 벽화만 계획되었지만 타버린 점포 앞에서 힘없이 앉아 계신 노부부의 모습을 보고 내부 정리와 페인트 작업을 했다.
그는 "막막해하던 두 어르신이 고맙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하셨는지 일하는 내내 뿌듯함이 가득했다"며 회상했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최근 자원봉사 프로그램 '더 나눔(The NANUM)'을 론칭하고 임직원들의 나눔 문화 확산에 나섰다. 더 나눔은 총 40개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DS부문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김 차장은 더 나눔은 부서, 가족 단위로도 신청이 가능해 동료들과 팀워크도 다질 수 있고, 평소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적은 엄마.아빠 임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특별한 행사가 아닌 '생활의 일부분'으로 느끼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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