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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게해줄게"..두발로 만나는 봄, 전국 걷기여행길 7곳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7 09:54

수정 2017.04.07 14:45

4월, 꽃길과 함께 초록이 눈부시게 빛나는 이때만큼 걷기 좋은 계절도 드물다. 산과 들과 바다로 나가 무작정 걷고 싶다. 걸으며 보는 세상은 느리지만 거기엔 자유와 힐링이 있다. 길을 걸으며 예기치 못한 '나를 만나는 여행'을 만끽할 수도 있다. 두 발로 만나는 봄날의 향기는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우리 주변엔 따사로운 봄을 즐기기 좋은 걷기여행길이 많다.
겨우내 쌓인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봄내음 가득한 그 길을 걸어보자.

"꽃길만 걷게해줄게"..두발로 만나는 봄, 전국 걷기여행길 7곳

■남산둘레길

남산은 서울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다. 남산의 진면목은 남산둘레길에서 찾을 수 있다. 남산둘레길은 누구나 걷기 좋은 북측순환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길, 남산의 자연환경을 엿볼 수 있는 자연생태길과 야생화원길, 그리고 산림숲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면 '남산이 이렇게 좋았나'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 특히 4월 초에서 중순까지는 남측순환로 벚꽃이, 중순 이후부터는 다양한 꽃망울이 하나둘 터져 환상적인 봄나들이 길이 열린다.

■부천둘레길 1코스

길 이름처럼 숲길을 따라 걸으며 숲 생태와 향토 유적을 탐방하기에 좋은 길이다. 길이 시작되는 청동기, 철기시대 유적지인 부천 고강선사유적공원은 봄철 철쭉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조선 제9대 왕인 성종의 다섯째딸 경숙옹주 묘로 길이 이어진다. 부천시와 서울시 경계를 따라 이어진 숲길에서 녹음을 맞이하고 길 후반부에는 부천의 대표산인 원미산 진달래동산에서 분홍꽃잎으로 수를 놓은 진달래 군락의 아름다운 향연을 만나게 된다.

■해파랑길 39코스

강원도 강릉 솔바람다리를 출발해 사천진리해변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커피로 유명한 안목항을 비롯해 경포호수 주변을 걷게 되며 이 과정에서 허균·허난설헌 생가와 경포대를 만나게 된다. 경포대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꽃길로 4월이면 벚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꽃길은 경포호수를 따라 4.3㎞나 이어져 호수와 길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이곳은 해송 숲길과 호숫길이 아름다워 눈길을 사로잡는다. 눈길 닿는 곳마다 우거진 해송의 아름다움에 절로 시선이 멈춰진다.

"꽃길만 걷게해줄게"..두발로 만나는 봄, 전국 걷기여행길 7곳

■충청도 양반길 1코스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충청도 양반길은 계속 이어진다. 산막이옛길에서 시작해 괴산의 갈은구곡-화양구곡-선유구곡-쌍곡구곡을 하나로 연결한 총 85㎞(8코스)의 탐방로로 현재는 1~3코스(약 21㎞)를 걸어볼 수 있다. 또 1코스에서 연장된 각시와 신랑길이 조성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허공을 걷는 듯 아찔한 양반길 출렁다리를 지나고 달천을 따라 이어지는 호젓한 숲길을 만나게 된다. 강 사이로 마주보는 신랑바위와 신부바위를 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견우와 직녀가 생각난다. 초록잎이 하나 둘 돋아나는 4월의 달천은 마음마저 상쾌하게 만드는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서산 아라메길 1코스

충남 서산 아라메길은 '2012 우리마을 녹색길 베스트 10'에 선정될 정도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유적이 풍부한 곳이다. 유기방 가옥, 유상묵 가옥, 마애여래삼존상,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지는 길은 우리의 전통가옥과 불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용현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길에서는 상쾌하고 맑은 공기가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준다. 4월의 개심사는 청벚꽃, 겹벚꽃, 왕벚꽃 등 벚꽃놀이의 향연이 펼쳐져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꽃길만 걷게해줄게"..두발로 만나는 봄, 전국 걷기여행길 7곳

■창원둘레길 진해드림로드

진해하면 벚꽃이다. 4월이 되면 진해 군항제로 인해 경화역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복잡함 대신 여유롭게 초록의 향연과 벚꽃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다. 진해드림로드다. 걷기 좋은 임도와 숲길을 만나면서 남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은 덤이다. 진해드림로드를 걷다보면 장복하늘마루길, 천자봉 해오름길, 백일아침고요산길, 소사생태길과 한 지점에서 반갑게 만나게 된다. 어디서든 자신이 가장 편한 곳에서부터 걷기 시작하면 된다. 곳곳에 휴게소, 화장실, 약수터 등이 있어 길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쫄븐갑마장길

쫄븐갑마장길은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조성된 길로 최상급 말들을 길러내던 이곳의 지리적 특성을 잘 이용한 길이다. 조선시대 국내 최고 목마장이던 갑마장과 녹산장이 모두 이곳에 있다. 갑마장이 있던 가시리 공동목장에는 조랑말 박물관, 승마장 등이 어우러진 조랑말 체험공원이 조성돼 있다.
제주만의 특별한 숲길인 곶자왈은 물론이고 억새로 유명한 따라비오름과 큰사슴이오름은 풍광이 장관이다. 그 옛날 목장의 경계를 이루던 돌담과 편백 숲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4월이면 길이 시작되는 녹산로를 따라 벚꽃터널과 유채꽃밭이 장관을 이뤄 제주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큰 만족을 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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