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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전투모 '팔각모' 채택 무산...역사적 문화적 필요성 설명 부족했다는 지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7 16:05

수정 2017.04.07 16:22

해군·해병대 '바다'라는 전장을 같이하는 전우
팔각모 해병대의 자부심... 군사문화는 존중이 바탕
해군이 해병대와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해 전투모를 해병대와 같이 팔각(八角)모로 추진하려고 했으나, 포기하기로 했다.

해군 관계자는 7일 "그동안 해군 장병과 예비역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팔각모 도입은 중단하기로 했다"며 "전투모는 향후 함상복·함상화 개발과 연계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군·해병대 '바다'라는 전장을 같이하는 전우
해군은 최근 해병대와 해군이 군사작전 및 훈련을 같이 해온 만큼, 해병대의 고유 복제인 팔각모를 해군에 적용해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을 강화할 목적으로 군인복제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일부 예비역 단체들 반발을 해 논란이 됐다.

해병대 출신 예비역들은 "해군과 해병대의 작전·훈련 등을 좀 더 유기적으로 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지, 복식만 통일한다고 일체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해군이 그 동안 해병대만의 전통을 존중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팔각모를 도입한다는 것은 해병대의 고유 개성을 뺏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일부 해병대 출신 예비역들은 "해병대 고유의 팔각모를 해군 복제로 정하려고 한 것은 작지만 강한 군대인 해병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볼 수 있어, 꼭 반대해야 할 사항은 아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빨간 명찰과 쎄무워커(전투화)와 해병대 고유의 상징인 팔각모는 원래 '미 해병대'에서 유래된 문화다.

미 해병대는 2차 대전 중기까지는 미 육군의 M1943 야전모와 유사한 전투모를 사용했지만, 육군과 다른 고유의 복제로 팔각모를 채용했다.

그러나 초기 미 해병대의 팔각모는 오늘날 처럼 각이 살아있는 날렵한 디자인이 아닌 둥글둥글한 빵모자와 유사한 형태였다.

이는 미국의 열차 기관사 모자와 유사해서 당시 해병대는 '기관사 모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해군 전투모 '팔각모' 채택 무산...역사적 문화적 필요성 설명 부족했다는 지적

해군 전투모 '팔각모' 채택 무산...역사적 문화적 필요성 설명 부족했다는 지적
2차대전 당시 미해병 대위의 8각모 오늘날과 달리 둥근형태를 하고 있다(위) 베트남전 당시 미해군의 팔각모 해병대 로고 위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해군 모장을 부착했다(아래)

팔각모 해병대의 자부심... 군사문화는 존중이 바탕
미 해병대의 8각모는 2차대전 후반에 들어서 오늘날 처럼 날렵한 형태로 변화됐고, 트리폴리, 몬테주마, 이오지마 전투 등 가혹한 전장환경에서 연승을 하면서 작지만 강한 미 해병대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된다.

미 해병대의 경우 자체적인 군의관과 의무병이 없어 해군으로부터 배속된 의무요원을 지원받고 있는데 이들의 복장은 해병대의 복제에 해군식 계급장과 부착물을 부착하고 있어 해병대와 해군의 연결고리로서 역활을 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 탓에 미 해군의 경우 NWU라고 불리는 함상복제에 팔각모가 채택됐고, 해안경비대도 '바다'라는 공통의 활동무대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미 해병대와 유사한 팔각모를 정식 복제로 채택했다.

한 군사 복제 전문가는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는 강인한 해병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팔각모를 복제에 채택했다. 이는 해병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라면서 "우리 해군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법"이라며 "미 특수부대의 상징은 2차대전 당시 미군에게 특구작전을 교육했던 영국 해병대 코만도의 녹색 베레에서 유래한 것이다. 미 육군이 검은 베레모를 제식으로 착용하자 미 육군은 정예 레인져 부대의 베레모를 영국군 특수부대 SAS와 유사한 모래색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해군의 팔각모 채택은 해병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였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부터라도 해군과 해병대가 바다라는 싸움터를 공유하는 한가족 이라는 인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