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5G 경쟁, 성공전략을 재검검하라] 팥소 없는 찐빵 안되려면.. 인프라·서비스 투자 함께 해야

(1) 알맹이 없이 인프라경쟁에 몰두하는 한국 이통사들
팥소 없는 찐빵 안되려면.. 인프라.서비스 투자 함께 해야
4G경쟁 최대 수혜자는 애플.. 전문가들, 실수 반복 경고
글로벌기업'5G실험' 시작 美AT&T, 시범서비스 계획
에릭슨, 스웨덴.이탈리아 등 5G기반 제어시스템 개발
[5G 경쟁, 성공전략을 재검검하라] 팥소 없는 찐빵 안되려면.. 인프라·서비스 투자 함께 해야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일제히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선점 경쟁을 시작했다.

이동통신 회사들은 물론이고,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재 사용중인 4세대(4G) 이동통신에 비해 20배 이상 무선인터넷이 빠르고, 데이터 전송에 지연이 없는 5G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비서 등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산업혁신을 주도할 새 서비스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은 근본적인 5G형 서비스 개발 보다는 동계올림픽, 야구경기 등 이벤트 중심으로 5G서비스에 잡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서 세계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는 허울좋은 이름표를 차지하겠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세계 처음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새로운 서비스 없이는 한국의 5G는 팥소없는 찐빵에 불과하다"며 "4G 이동통신망 투자경쟁의 최대 수혜자가 애플의 스마트폰이었던 것 처럼, 5G에서도 새 서비스를 찾아내지 못하면 막대한 투자의 실익은 엉뚱한 기업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결같이 경고하고 있다.

■5G경쟁 몸풀기 나선 글로벌기업들...소비자 체감형 서비스 실험 시작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CT 업체들이 잇따라 5G형 서비스 실험에 나서고 있다.

미국 통신업체 AT&T는 올 상반기 중 텍사스주 오스틴 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5G 시범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AT&T는 5G를 통해 본격적으로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5G 시범서비스를 통해 디렉TV 나우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험하는 것이다. 5G 통신망이 대용량 비디오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어떤 사업모델을 찾을 수 있는지가 실험의 핵심이다. AT&T는 "5G는 TV쇼 한 편을 내려 받는 데 불과 3초밖에 안 걸릴 것"이라면서 "동영상을 보거나 노래를 내려받고 지역 음식점을 검색하는 일을 속도 지연 없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G를 활용한 서비스 실험에 나선 것은 비단 통신사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통신 장비업체인 에릭슨은 5G용 신규서비스 개발을 위해 이탈리아 투스카니아의 항구, 자동차, 배 등에 5G 기반 제어 시스템을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 스웨덴 정부 및 ICT기업과 공장 자동화, 원격 굴착 등을 위한 '5G for 스웨덴' 프로젝트도 중이다.

■"5G, 막대한 돈 쏟아붓고도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위기"

글로벌 ICT 업체들이 5G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자칫 5G 투자가 소비자의 수요보다 앞서 나가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즈는 "통신업체들이 5G 네트워크를 위해 천문학적이 금액을 퍼붓고도 소비자들이 이 기술에 돈을 쓰지 않는 사태가 올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관 오프콤 출신인 윌리엄 웹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5G에 대한 논의가 너무 유토피아적"이라면서 "업계가 아무도 필요하지 않은 빠른 속도를 내는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위험에 처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비서,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형 첨단 서비스를 위해서는 5G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모두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이를 실생활의 필요한 가치와 엮어내 돈이 될 만한 서비스 모델을 누가 먼저 만들어 선점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韓이통사들, 5G 인프라 경쟁에만 몰두

세계 ICT 기업들이 일제히 5G 서비스 개발에 공들이고 있는 반면 한국 이동통신 회사들은 5G형 서비스 개발 보다는 인프라 투자계획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 회사들이 5G용으로 제시하고 있는 서비스는 스포츠 경기장면을 실감나게 볼 수 있도록 증강현실(AR)과 연계하는는 것이 전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 2002년에도 월드컵을 앞두고 3세대(3G) 이동통신을 통한 생생한 스포츠 경기 관람 서비스를 내놨었는데, 다시 5G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내놓고 소비자들에게 참신한 서비스라고 자랑하는게 한국 5G 서비스 준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통신사업자협회(GSMA) 김태경 동북아 대표는 "4G와 5G는 단절된 인프라가 아니고 5G는 주파수가 다른 새로운 이동통신망도 아니다"며 "기존 3G, 4G에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이 결합하는 것이 5G의 실체하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는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요를 반영한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남대 이맹주 행정학과 교수는 "5G망 구축 보다 더 큰 문제는 활용"이라며 "어렵게 구축한 통신망에 토종 서비스는 없고 글로벌 기업들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전락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즉 우리나라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야 기술.서비스에서 한참 뒤쳐져 있는 만큼, 5G 통신망 구축 단계에서부터 해당 산업을 키워 5G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