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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 "옛 서울역 고가, 보타닉공원으로 변신"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3 19:33

수정 2017.04.13 22:27

6백개 화분에 245종 2만주 1㎞ 구간 걸쳐 빼곡히 심어
"서울로 7017 내달 20일 개장 식물학습의 場으로 만들 것"
[인터뷰]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 "옛 서울역 고가, 보타닉공원으로 변신"

"'서울로 7017'은 50개과 228종의 식물이 도심에 펼쳐진 한 권의 살아있는 식물도감입니다. 낙후됐던 주변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옛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고인석 도시기반시설본부장(사진)의 말이다. 서울로 7017은 옛 서울역고가도로의 새 이름이다.

고 본부장은 도로, 교량, 공공건축물, 도시철도 등 도시인프라 건설을 총괄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오래돼 낡아서 철거해야 했던 이 고가도로를 보다 안전하게 재 단장해 새 공원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공원은 다음달 20일 개장한다.


그는 "우리는 주변에서 나무 등 식물을 항상 가까이 하고 있지만 과연 몇 종류가 있을까"라며 "'서울로 7017'에는 645개의 화분에 228종 2만4000여주의 다양한 식물이 식재돼 있다"고 전했다. 1km 남짓한 구간에 그렇게 심은 것이다. 이들 식물은 퇴계로(남대문시장)에서 만리재(만리동) 방향으로 'ㄱ'의 '가지과'인 구기자나무로 시작해 'ㅎ'의 '회양목과'인 회양목까지 가나다순으로 과종별로 분류, 이곳을 거닐면 나무 이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고 본부장은 "서울로 7017은 살아있는 식물도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 오면)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며 "서울 뿐 아니라 가까운 경기도에서도 식물 학습의 장으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견학신청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970년 완공돼 45년간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상징한 서울역고가는 5월이면 사람이 다니는 17개 길로 다시 태어난다. 이 공원은 1970의 70과 17개의 길이 합쳐져 '서울로 7017'로 명명됐다.

고 본부장은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건설했다고 밝혔다. 고가를 받치는 교각과 고가의 노후된 부분을 보수.보강하고 낡은 콘크리트 바닥판을 모두 새로운 바닥판으로 교체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서울로 7017'은 사전작업부터 식물 옮겨심기까지 연 인원 약 2만8000명의 작업자와 1800대의 건설장비가 투입됐다.

고 본부장은 "이제 '서울로 7017'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곳은 낮에는 살아있는 식물도감이지만 밤에는 짙푸른 은하계를 만끽할 수 있다. 세계적 건축가 비니 마스가 설계한 것이다. 깊은 청색의 조명은 고가 바닥을 비춰 아름답게 펼쳐진 은하계를 표현하고 백색의 조명은 나무를 비춰 반짝이는 별을 표현해 '별이 빛나는 푸른 하늘 은하수'가 되살아난다는 전언이다.

또 동적인 안개분수가 추가되면서 뿜어져 나온 안개가 스크린이 돼 조명을 받으면 마치 은하계가 살아 꿈틀대는 느낌을 주고 안개분수는 한여름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의 무더위를 식혀준다고 고 본부장은 말했다.


한편 '서울로 7017'은 그동안 자동차만 다니던 도로였다. 그러나 이처럼 재생되면서 서울역 서부지역의 청파동.중림동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공원이 개장되지 않았는데도 커피숍과 음식점이 새로 생기는 등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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